이멜트 CEO는 지난 2001년 취임해 내년이면 15주년을 맞는다. GE의 CEO 임기는 20년이지만 잭 웰치를 제외하고는 임기를 채운 CEO는 회사 역사에 거의 없다. 웰치의 전임자 레지널드 존스와 그 이전의 프레드 보쉬 모두 임기가 9년이었다는 것을 고려하면 사실 이멜트도 장기 집권하는 셈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해 4월 기사에서 이멜트와 이사회가 현재 20년인 CEO 임기를 10~15년으로 단축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멜트가 이를 부인하면서 수그러들었던 퇴임론은 이달 초 바클레이스의 스콧 데이비스 애널리스트가 보고서에서 “GE CEO가 내년에 교체될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 다시 불 붙었다. 다음 달 주총에서 이멜트에게 직접 사임하라는 압력은 없더라도 조기 퇴임 가능성이나 후계자에 대한 질문이 제기될 가능성은 높은 셈이다.
이멜트 CEO는 이와 관련해 지난 14일 이집트 경제개발회의 참석 당시 기자회견에서 “나는 여전히 젊다. 어린아이와 마찬가지”라며 “회사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실적 면에서도 이멜트는 합격점을 받기 어렵다는 평가다. 모닝스타에 따르면 GE 매출은 2005년 1497억 달러였으나 지난해 1486억 달러(약 169조원)로 감소했다. 세전 이익도 221억 달러에서 173억 달러로 줄었다.
이멜트 CEO에게도 변명할 이유는 많다. 전임자인 웰치와 달리 이멜트는 많은 역경과 고난을 겪어야 했다. CEO에 취임한 나흘 뒤에 9ㆍ11 테러가 발생해 회사의 주력사업이던 항공과 재보험 부문에 막대한 타격을 입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회사 주가는 한때 주당 7달러 밑으로 떨어졌고 트리플 A를 자랑하던 신용등급도 강등됐다.
그러나 주주들이 이런 사정을 고려할 만큼 여유 있지는 않다. 이에 이멜트는 올해 주총에서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을 매각하고 주력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는 구조조정 계획을 통해 주주들에게 자신의 필요성을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GE는 지난 15일 호주와 뉴질랜드 소비자금융사업을 KKR와 도이체방크가 중심이 된 투자 컨소시엄에 62억6000만 달러에 팔기로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