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들이 지난해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기부금 규모를 1100억원이나 줄였다.‘따뜻한 금융’을 표방한 신한금융도 기부금 규모를 60%나 감축했고 하나금융도 35% 넘게 낮아졌다. 우리은행만이 팍팍한 살림에도 유일하게 기부금이 늘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외환은행·우리은행·기업은행 등 총 9개 금융사들의 기부금은 3003억100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년(4109억7400만원) 대비 26.93% 줄어든 것이다.
기부금 항목엔 통상적인 사회단체와 학교, 불우이웃에 대한 기부금뿐 아니라, 임직원 자녀 교육비 등 직원 복지금도 일부 포함된다.
기부금 규모가 가장 많이 감소한 곳은 신한금융이었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188억2800만원을 기부해 전년(486억1900만원)과 비교해 61.27%나 줄었다.
하나금융도 642억500만원을 기부해 전년(410억3200만원)대비 36%나 감축했다. 계열사인 하나은행은 347억8500만원에서 259억7000만원으로, 외환은행 역시 175억7500만원에서 135억3800만원으로 각각 25%, 22% 줄였다.
‘동반성장’을 강조한 기업은행도 지난해 372억3200만원을 기부해 전년(445억1400만원)대비 16% 감소했다. KB금융과 그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은 기부금 감소폭이 각각 12%, 14%로 가장 낮았다.
반면 9개 금융사 가운데 우리은행은 유일하게 기부금을 늘려 눈길을 끌었다. 이순우 전 행장부터 이광구 행장까지 이어진 사회공헌 경영철학이 큰 영향을 미쳤다. 두 수장은 “은행의 수익은 고객에서 나오기 때문에 사회공헌은 은행의 가장 기본역할”이라고 강조한다.
A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대출이 늘고 대기업 부실영향이 줄면서 실적이 다소 나아지기는 했으나 저금리·저성장에 따른 업권 난항에 금융지주와 은행들 모두 긴축경영에 돌입했다”며 “비용 절감을 위한 기부금 축소는 어쩔수 없는 선택”이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