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더] 손정의 “역경은 나의 힘”… 집념의 경영 발명가

입력 2015-03-1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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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가 생기면 흥분 말고 냉정하게 돌파구 찾아라”

▲2월10일 소프트뱅크 실적을 공개하고 있는 손정의 회장.

“나는 경영을 발명하고 싶습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20년 전 일본 경제주간지 닛케이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당찬 포부를 밝혔다.

당시 그의 나이 37세. 일본 IT업계에 신성처럼 등장해 차세대 리더상으로 주목을 받던 시기였다. 모든 일에 목표를 정하고 계획대로 추진, 문제에 부딪치면 냉철한 판단력으로 해결 방법을 찾는 그의 경영 스타일에 업계 안팎에서 뜨거운 관심이 쏟아졌다.

19세에 전자 번역기를 고안한 그는 미국에서 유학하던 시절에 하루 1건의 발명을 목표로 삼고 1년간 250건의 아이디어를 냈다. 심지어 경영 기법까지 발명해야 할 대상으로 삼았던 발명 마니아였다.

이 같은 발명에 대한 욕심은 어려서부터 아이디어에 대한 도전을 자극한 부모의 교육이 밑바탕이 됐다. 그의 부친인 손삼헌씨는 신제품이 나오면 초등학생인 손정의에게 평가를 요구했다고 한다. 아이 취급이 아닌, 업계 관계자로서의 입장을 물었던 것이다. 또한 부친은 “너는 재일 조선인이기 때문에 평범한 일본인보다 더 노력하지 않으면 출세 못한다”며 어린 손정의에게 인내와 목표 의식을 끊임없이 심어줬다고 한다.

그의 근성은 몇 가지 일화에서도 잘 드러난다. 손정의는 고등학생 시절, ‘유태인 상술, 불변의 지혜’를 읽고 저자인 고 후지타 덴 맥도날드 재팬 회장의 집무실을 무작정 찾아갔다. 처음에는 문전박대 당했지만 몇 차례의 방문 끝에 결국 후지타 회장의 집무실 문턱을 넘었다. 그는 대뜸 “이번에 미국에 가는데 뭘 해야 할까요”라고 물었고, 후지타 회장은 “컴퓨터 관련 사업을 하라”고 조언했다고 한다.

후지타 회장의 조언대로 컴퓨터 관련 사업에 뛰어들어 크게 성공한 손정의는 나중에 그를 식사에 초대, 과거에 찾아갔던 철없던 남학생이 자신이었음을 밝혔다. 이에 큰 감동을 받은 후지타 회장은 손정의 회사에 컴퓨터 300대를 발주했다고 한다.

그의 근성은 이뿐만이 아니다. 그는 미국 유학 전까지 야스모토(安本)라는 일본의 성(姓)을 사용하다가 미국 유학 중에 돌연 한국인 성씨인 ‘손’을 쓰기 시작했다. 귀국 후에는 일본으로 귀화하기로 결심했으나 일본에 ‘손’이라는 성씨가 없다는 이유로 거부당했다. 일본 국적을 취득하려면 일본 성씨로 바꾸라는 것이 관공서의 주문이었다.

처음에는 분노가 치밀었지만 그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묘안을 생각해냈다. 일본인 부인의 성을 먼저 손씨로 고치는 것이었다. 그때까지 부인 우미 마사미씨는 부모의 성씨를 고수했으나 부부는 동성을 쓰는 일본의 관례에 따라 성을 손씨로 고쳤다. 그러자 해당 관공서 측은 손씨 성을 쓰는 일본인이 한 명 있다며 한국 성씨를 가진 손정의의 일본 국적 취득을 허용했다. 부인 손우미씨의 남편에 대한 존경과 헌신은 정평이 나있다.

한국의 성씨로 일본 국적을 취득한 이 일화는 문제가 생겼을 때에 흥분하지 말고 냉정하게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그의 평소 신념이 그대로 드러난다.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분노를 이용하는 것은 좋지만 신념을 포기하진 말아야 한다. 인간의 뇌에는 원시적인 감정을 만들어내는 부분이 있지만 그것을 덮을 새로운 뇌로 감정을 제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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