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기준금리 인하 결정에 소수의 동결 의견을 내놓은 한국은행 금통위원 2명이 누구인지에 대해 궁금증이 증폭되는 가운데 이들이 이달 말 실명을 공개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한은에 따르면 이달 기준금리 동결을 주장한 금통위원 2명은 오는 31일 공개되는 의사록에 실명으로 주장을 밝히기로 했다. 소수 의견을 낸 금통위원은 의사록에 실명으로 할지 익명으로 할지 선택할 수 있다.
통화신용정책에 주요 사항을 심의·의결하는 기구인 금융통화위원회는 한은 총재 및 부총재를 포함해 총 7인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이들 금통위원 7명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매달 기준금리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12일 금통위 정례회의에서는 기준금리가 연 2.0%에서 1.75%로 하향 조정돼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 1%대 시대에 진입했다. 시장에서는 줄곳 금리동결을 주장한 문우식 위원 외에 또 다른 ‘매파’가 누구인지에 관심이 쏠려있다. 정순원, 함준호 위원 중 한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금통위원이 이번에 실명으로 주장한다는 것은 단순히 금리인하 결정에 반대한다는 의미에서 나아가 그 부작용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는 뜻이다. 기준금리가 1%대가 되면서 가계부채 급증, 부동산 거품 확대, 통화정책 여력 소진 등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눈여겨볼 점은 한은법에서 금통위의 잘못된 결정에 대해 손해배상 책임을 지도록하고 있는데 ‘명백히’ 반대의사를 표시한 경우에는 면책하도록 예외 조항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금통위원이 실명으로 금리 결정에 소수 의견을 내는 것은 익명과 달리 강하게 반대하는 뜻을 피력하는 것과 동시에 ‘명백히 반대의사’를 표시한 것에 해당된다”며 “금통위 결정이 잘못될 경우 면책되는 것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