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기업 ‘밑빠진 독에 물 붓기’ ... 금융권, 여신관리 비상

입력 2015-03-20 10:27 수정 2015-03-20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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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기업·대한전선·SPP조선·성동조선해양… 4곳 추가지원 1조2650억 요청

동부그룹에 이어 경남기업 등 부실기업들의 부실화가 심화되면서 은행들이 여신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경남기업을 비롯해 대한전선, SPP조선, 성동조선해양 등 부실기업 4곳은 수년간 6조원에 달하는 자금 지원에도 좀처럼 회생하지 못하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경남기업과 대한전선, SPP조선, 성동조선해양은 채권단에 1조2650억원에 달하는 추가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채권단은 당장 이달 말까지 결정해야 하는 대규모 자금 지원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수년간 4개 기업에 6조1800억원이라는 막대한 금액을 쏟아부었지만 사정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자 채권단 내에서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냉랭한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경남기업은 세 차례의 워크아웃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2조2000억원의 자금을 수혈받았지만, 결국 전액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며 상장폐지 위기에 처했다. 지난해 말 경남기업의 영업손실은 1827억원, 당기순손실은 2658억원을 기록,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492억원으로 돌아섰다. 여기에 6개월 내 만기 상환이 도래하는 차입금만 2259억원이다.

상장 폐지를 막기 위해 경남기업은 채권단에 2000억원대의 추가자금 지원을 요청했지만, 채권단의 분위기는 부정적이다. 경남기업 채권기관이 총 45곳에 달해 의견 조율에 상당한 시일이 걸리고, 자원외교 비리의혹 관련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점 역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한전선 역시 채권단은행에 1600억원의 자금지원을 요청한 상태다. 대한전선은 2012년 자율협약 이후 1조원을 웃도는 금액을 지원받았지만, 최근 50% 이상 자본이 잠식돼 관리종목 지정 위기에 처했다. 당장 올해 내에 만기 상환해야 하는 차입금만 3622억8800만원이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개인투자자 120여명이 대한전선 설윤석 전 사장 등을 상대로 57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상황이다.

지난 2010년 5월 자율협약 체결 이후 5년간 6000억원 가량을 지원받은 SPP조선은 최근 채권단에 4850억원을 추가로 요청했다. 반대매수청구권 행사 의사를 밝힌 시중은행 5개사를 제외한 국책은행 4개사만 지원에 나서는 걸로 가닥을 잡았다.

2010년부터 6년째 자율협약 상태인 성동조선은 최근까지 2조원의 자금을 지원받았다. 최근 4200억원의 추가 자금을 채권단에 요청, 주채권은행인 수출입은행이 추가 자금 지원 안건을 채권은행에 제안해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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