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유출, 작전세력?…한미약품‧SK브로드밴드 ‘이상급등’ 경고

입력 2015-03-23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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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 단기급등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당국은 시장감시와 함께 '급등 종목'에 대한 작전세력 개입 여부 조사에 착수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와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최근 이상 급등을 보이고 있는 주요 종목에 대해 금융당국이 배경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미약품과 SK브로드밴드, 신라섬유, 동부로봇 등이다. 이들은 이른바 호재성 공시가 이전에 비정상적 급등세를 시작한 회사다.

이날 오전 11시 10분 기준 한미약품은 전거래일보다 3000원(-1.25%) 하락한 23만7000원에 거래 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신약개발로 인해 1조원이 넘는 보유가치를 지닌 것으로 분석되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지난달 27일 10만7500원 수준이었던 주가는 단기 급등세를 보이며 24만원 수준까지 폭증했다. 하루 87만주 수준에 머물렀던 거래량 역시 520만주로 급등했다. 한 달 사이 주가는 2.3배, 거래량도 9.5배 늘어났다.

이같은 상승세는 7800억원대 대규모 기술수출 계약성사가 원인이다. 반면 이같은 호재성 공시가 나오기 전부터 상승세는 이미 시작했다는게 시장의 공통된 분석이다. 호재를 앞두고 미공개 정보 유출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주가가 폭증한 이 기간에 기관투자자들이 주식을 대거 매입하면서 사전 정보유출 의혹이 더욱 커지고 있다.

SK브로드밴드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 이날 오전 11시 10분 기준 SK브로드 밴드는 전날보다 635원(-11.8%) 급락한 4725원에 거래 중이다. 전날 금융당국의 '이상급등' 관련 조사 소식이 전해지면서 하락세로 이날 장을 시작했다.

반면 SK브로드밴드의 주가는 이미 지난해 12월부터 단기상승했다. SK텔레콤은 지난 20일 장 마감 후 “주식 맞교환 방식으로 SK브로드밴드를 100% 자회사로 편입한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기관과 외국인들은 이날 장중에 SK브로드밴드 주식을 각각 63만7000주, 15만7000주 순매수했다. SK브로드밴드 주가는 이날 7.41% 급등한 5360원에 마감했다

이같은 공시 이전부터 시작한 주가 상승 탓에 사전정보가 미리 유출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같은 비정상적인 주가 급등과 관련해 금융당국은 이날 현재 조사에 착수했다. 사전 정보유출과 작전세력 개입 등의 사실관계가 확인되면 주가 급등에 따른 이상급등종목 지정 여부도 판가름 날 것으로 관측된다.

증권시장에서는 주가가 단기간 급등한 종목에 대해 △투자자의 주의환기 △투기적 가수요 억제 △주가안정 도모 등을 위해 ‘이상급등종목 지정제도’를 두고 있다. 제도에 따라 이상급등종목으로 지정되면 신규의 신용거래가 제한되며, 대부분의 증권회사는 위탁증거금을 100% 징수하게 된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 관계자는 전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특별한 이유 없이 주가가 상승한 기업들의 불공정 거래 가능성을 보다 면밀히 살피고 있다”며 “특정 종목을 언급하기는 어렵지만 주가급변 뒤 호재나 악재가 나오는 기업들은 배경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김건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장은 “최근 한미약품 등 몇몇 기업들에 대해 기관투자자들이 사전에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부당이익을 챙겼다는 의혹이 있어 거래소가 심리중인 것으로 안다”면서 “심리결과 혐의점이 있다면 거래내역을 살피고 관계자 소환 등 본격적인 조사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일부 종목들이 올들어 수백%씩 급상승하는 것에 대해서도 별도로 거래소에 심리를 의뢰해 원인을 파악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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