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5G 신세계] 무인차로 출근, 재난구조는 로봇이

입력 2015-03-23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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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E보다 100배 빠른 전송속도, IoT·핀테크 모두 5G 기반… 국제 표준화 놓고 한국유럽中‘총성 없는 전쟁’

상상과 꿈이 현실이 되는 5세대(5G) 통신기술이 성큼 다가오고 있다. 5G기술은 기존 4G기술인 롱텀에볼루션(LTE)보다 1000배 빠른 속도이다. 5G는 개인에게 초당 1기가비트(Gbps)급, 기지국에서는 100기가비트급 전송속도를 구현하는 서비스다. 2시간짜리 영화 한 편을 단 1초 만에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5G가 보유한 엄청난 힘은 무엇보다도 파생효과다. 통신인프라 수준을 넘어서 실생활부터 산업 전반에 미치는 효과가 크다. 특히 미래 신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사물인터넷(IoT), 핀테크, 무인자동차 등의 핵심 인프라가 모두 5G 기반에 뿌리를 두고 있다. 주요 국가에서 5G에 집중적인 투자와 지원정책을 쏟아내고 있는 이유다.

이미 유럽, 일본, 중국 등은 일찌감치 5G 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발 빠른 행보에 나섰다. 수년 전부터 영국은 5G 혁신센터 설립을 추진했고, 중국은 5G 프로모션 그룹을 결성했다. 일본은 NTT도코모가 앞장서서 5G 기술선점을 주도하고 있다. 한국 역시 향후 대변혁을 일으킬 5G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오는 2020년까지 5G 분야에 민관 공동으로 1조6000억원을 투입해 통신칩 등 관련 기술 개발과 국제 표준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통신3사를 필두로 5G상용화를 위한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라면 오는 2018년 시범서비스 뒤 2020년 5G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출근을 위해 무인자동차에 탑승한 뒤 “사무실”이라고 말하자 차량은 5G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최적의 경로를 산출해 이동을 시작한다. 차량으로 이동하는 도중 화상전화로 미국·중국의 사업자와 회의를 갖는다. 모든 자료와 대화는 실시간 자동 번역된다.

#대규모 지진이 발생한 뒤 도저히 사람의 힘으로 접근할 수 없는 고립된 재난현장. 이곳에 잠시 후 재난 전문 로봇이 투입되고 고립된 재난현장에서 사람을 안전하게 구조한다.

현실과 가상의 벽이 허물어지는 5세대(5G)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공상과학(SF)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일들이 구현되는 세상이다. 세상의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는 5G 시대에서는 누가 시장의 패권을 쥐느냐가 글로벌 주도권을 잡게 된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예측한 향후 글로벌 5G시장 규모는 상용화 첫 해인 오는 2020년 378억 달러에서 6년 뒤인 2026년에는 1조1588억 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미 글로벌시장은 5G 시대를 선점하기 위한 소리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5G 시장에 적극 대응하고 있는 국가는 한국을 포함해 유럽, 중국, 일본, 미국이다.

한국은 ‘세상에서 가장 앞선 5G 이동통신 강국 실현’을 비전으로 정하고, 오는 2020년 12월 세계 최초로 상용화 서비스를 이루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한국은 2020년까지 민간과 공동으로 약 1조6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또한 지난해 초 구성된 ‘5G 전략추진위원회’를 통해 전략적인 기술개발과 국제 표준화 등에 적극 나서고 있다. 5G 전략추진위원는 미래부 2차관과 관계부처, 이통3사, 단말기제조사, 중소중견기업, 5G 포럼 대표, 외부전문가 등 20명으로 구성된 민관 고위급 협의체다. 한국은 상용화에 앞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5G를 첫 시연하겠다는 구상이다.

유럽의 행보도 적극적이다. EU집행위원회(EC)는 지난 2013년 12월 5G 기술에 대한 연구를 차질 없이 진행하기 위해 7억 유로(약 1조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또 업계 파트너사들이 30억 유로 이상을 제공해 5G 기술개발을 유도하고 있다.

이 중 영국은 지난 2012년 8월 삼성전자와 화웨이, 텔레포니카, 보다폰, BBC 등과 산업 컨소시엄으로 서레이대학(Surrey) 내에 5G 혁신센터를 설립했다. 이후 대규모 5G 테스트베드 구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올해 안에 필드테스트에 본격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스웨덴·핀란드·독일 등 다른 유럽국가들도 5G를 선점하기 위한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이들 유럽국가들은 이르면 오는 2018년 시연을 목표로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이 시범서비스로 잡은 일정과 비슷하다.

중국 역시 오는 2020년을 5G 상용화의 원년으로 잡고, 연구개발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중국은 중국산업정보기술부와 과학기술부가 5G 협의체인 IMT-2020과 퓨처포럼(Future Forum)을 통해 각각 R&D(연구개발)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1980년 1G 서비스 도입을 시작으로 10년마다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 중국 내부적으로도 2020년을 5G 상용화의 출발점으로 삼고 있다.

일본은 오는 2020년 도쿄올림픽 개최에 맞춰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일본의 경우 지난 2013년 9월 표준화기구 산하에 ‘2020 앤드 비욘드 애드혹(2020 and beyond ad hoc)’을 설립하고, 5G에 대한 기업 중심의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일본은 또 지난해 1월 설립한 전파정책위원회를 통해 5G 서비스를 위한 주파수 할당 계획을 수립하고, 5G 연구개발 예산을 대폭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5G 대응은 다른 국가보다는 다소 더딘 편이다. 이는 미국의 영토가 광활해 상용화를 위한 기술적인 어려움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기류가 바뀌고 있다. 자칫 5G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우려감이 작용했다는 시각이다.

이에 따라 미국은 모바일 반도체 전문기업인 퀄컴을 중심으로 뉴욕대(NYU), 캘리포니아주립대 버클리분교(UC버클리) 등 민간과 학계가 힘을 모아 5G 핵심 기술을 연구하며 5G시대에 대비하고 있다.

현재 상황을 놓고 보면 5G시대를 어떤 국가가 주도할지는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 때문에 5G시장을 놓고 벌이는 각 국가별 기술경쟁은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전에 넘어야 할 산은 있다. 5G의 국제 표준화 작업이다. 표준은 상호 운용성과 호환성을 위한 약속이다. 아무리 뛰어나고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했다고 하더라도 국제 표준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얘기다.

대표적으로 일본이 그렇다. 과거 한때 휴대전화 강국의 이미지를 지켰던 일본은 CDMA 방식(미국)과 GSM 방식(유럽)이 아닌 독자기술 방식을 채택하면서 고립됐다.

어떻게 보면 한국의 와이브로도 잘못된 선택이었다. 한국형 무선인터넷 기술인 와이브로는 4세대 이동통신의 주력기술로 LTE가 되면서 존재감을 상실했다.

이 때문에 글로벌시장에서는 5G 표준을 주도하기 위한 주도권 싸움이 한창이다. 5G 기술 표준이 정해지면 세계 각국의 통신사, 단말기 제조사, 통신장비업체까지 모두 기술표준을 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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