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편리하게 소통하기 위해 발명된 스마트폰이 어느 순간 소통의 단절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출퇴근 지하철 모습을 보자. 일제히 누가 명령이라도 한 듯 모두가 스마트폰을 뚫어져라 쳐다본다. 삼삼오오 모여 앉은 식당 안 무리들은 음식을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고 초조한 듯 각자의 스마트폰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다. 잠시의 자투리시간에도 대화는 없고 스마트폰 속 개인의 세상만이 있을 뿐이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는 만남을 통해 서로의 눈을 마주보며 안부를 물었다. 첫 만남의 자리에서는 상대방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외적인 모습에서부터 작은 습관 하나까지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요즘은 만남과 소통을 위한 노력을 찾아보기 힘든 것 같다. 적당한 인사 후 급한 업무를 처리하듯 무심히 스마트폰을 보다 보면 음식이 나올 것이고, 식사를 하는 도중에도 각종 뉴스와 가십거리를 보며 적당히 대화를 이어가면 되니 말이다.
분명 스마트폰은 우리에게 더 많은 소통의 기회와 편리한 세상을 열어줬음에 틀림없다. 하지만 스마트폰 없는 공간에서 우리는 누구와 얼마나 양질의 대화를 나누며 소통하고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저 멀리 당신에게 가까워지는 사람과의 인사가 껄끄러워 급하게 스마트폰을 향해 눈길을 돌린 적은 없는지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혹은 잠시의 여유를 온전히 즐기지 못하고 작은 스마트폰 세상 속을 헤매고 있지는 않은지 말이다.
나는 더 늦기 전에 내 곁의 친구, 동료, 가족의 눈을 바라보며 그들이 하는 말에 귀 기울여 보려고 한다. 내가 보고 싶은 것만 찾아 보는 스마트폰 속 세상이 아닌, 함께 숨 쉬고 있는 세상 속 당신과 대화하고 싶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