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사회적 갈등을 관리하는 능력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하위권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보건복지포럼 최신호(3월호)에 발표된 '사회갈등지수 국제비교 및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정영호 보사연 연구위원·고숙자 보사연 부연구위원)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을 기준으로 한국의 '사회갈등관리지수'는 OECD 34개국 중 27위를 차지했다.
사회갈등관리지수는 정부의 행정이나 제도가 갈등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지를 나타내는 지수. 연구팀은 정부의 효과성, 규제의 질, 부패 통제, 정부소비자지출 비중 등에 대한 OECD 국가의 패널데이터를 활용해 회귀분석을 실시했다.
분석 결과 사회갈등관리지수가 높은 국가는 덴마크(0.923), 스웨덴(0.866), 핀란드(0.859), 네덜란드(0.846) 등 북유럽 국가들이었다. 한국은 0.380으로 체코(0.429), 슬로베니아(0.408), 포르투갈(0.406)과 비슷한 수준이었으며, 영국(0.677), 프랑스(0.616), 일본(0.569), 미국(0.546)보다 낮았다.
사회갈등관리지수가 높다는 것은 갈등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능력이 크다는 것을 뜻한다.
한국보다 낮은 국가는 멕시코(0.068), 터키(0.151), 그리스(0.206), 헝가리(0.247), 이탈리아(0.281), 폴란드(0.340), 슬로바키아(0.354) 등 7개 국가뿐이었다.
연구팀은 또 사회에 어떤 갈등 요인이 있는지를 따져 '사회갈등요인지수'를 산출했다. 지수 산출에는 정치(공공서비스의 정치적 비독립성, 정보접근 제한, 언론자유제한 등), 경제(소득불평등, 소득분포), 사회문화(인구 이질성, 인구구조적 스트레스) 등의 영역에서 관련 지표가 사용됐다.
사회갈등요인지수가 높다는것은 갈등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뜻하는데, 한국은 조사 대상 국가인 OECD 24개국 중 칠레, 이스라엘, 터키에 이어 4번째로 높았다.
이처럼 갈등 관리 능력은 낮지만 갈등을 일으킬 요인이 큰 까닭에 실제 갈등의 크기를 나타내는 '사회갈등지수'에서 한국은 조사대상 24개국가 중 5위를 차지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사회갈등지수는 '갈등요인지수'를 '갈등관리지수'로 나눠 계산한다. 한국보다 사회갈등지수가 높은 나라는 터키, 그리스, 칠레, 이탈리아 등 4곳 뿐이었다.
연구팀은 2009~2011년 조사 대상 국가들의 사례를 종합해 사회갈등관리지수, 사회갈등요인지수, 사회갈등지수 등 각각의 3가지 지수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의 상관관계를 따져봤다.
그 결과 사회갈등관리지수가 높을수록(갈등관리 능력이 클수록), 사회갈등지수가 낮을수록(실제 갈등이 적을수록) 1인당 GDP는 증가했다. 갈등 관리를 10% 증가시킬 경우 1인당 GDP는 1.75~2.41% 늘어났다.
다만 사회갈등요인지수(갈등을 일어날 가능성의 정도)와 1인당 GDP 사이에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관계는 없었다.
보고서는 "한국의 사회갈등 수준은 조사 대상 국가의 상위 20% 수준으로 높은 편"이라며 "갈등관리가 경제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갈등을 치유하고 관리하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