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권 권력집단에 학벌 키워드가 뚜렷해 지고 있다. 경제관료 출신인 김용환 전 수출입은행장이 농협금융지주 회장에 단독 후보로 추천됨에 따라 KB, 신한, 하나, 농협 등 4대 금융그룹 수장중 3명이 성균관대학 출신으로 채워졌다. 앞서 임종룡 금융위원장에 내정되면서 연세대 상대 출신이 재정ㆍ통화ㆍ금융정책 부문 사령탑을 싹쓸이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그동안 서강대 출신의 서금회(서강금융인회)가 대표적인 경제·금융 라인으로 꼽혔지만 연세대와 성균관대 인맥이 다시 급부상하고 있다. 연금회(연세대 금융인회)ㆍ성금회(성균관대 금융인회)의 재역전이라는 말도 나온다.
우선 4대 금융그룹 수장중 3명이 성균관대학 출신으로 채워졌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75 경영)과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73 행정)이 김용환 후보자(73 경제)와 동문이다.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만이 서울대를 나왔다. 이순우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73 법학), 김종준 전 하나은행장(76 경제) 역시 성대 출신으로 2013년 당시 금융권 수장 자리를 차지했던 바 있다. 이들은 모두 성금회 멤버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금회는 성균관대 출신 금융권 CEO들의 비정기적인 모임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동안 뜸했던 성대 돌풍이 다시 고개를 드는 모습”이라며“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손에 꼽을 수준이었던 성대 인맥이 최근 금융계에서 대세로 자리를 잡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또한 임종룡 금융위원장(78 경제)이 내정되면서 연세대 상대 출신이 한국 경제 정책을 좌지우지하게 됐다. 최경환 경제부총리(75 경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70 경영) 모두 연세대 상경계열 출신이다. 연대 상대는 경제정책 라인에서 최고의 번성기를 누리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최경환 부총리-이주열 한은총재-임종룡 금융위원장으로 이어지는 연세대 3인방이 조화로운 정책공조를 이룰 것이라는 평가다.
이들 모두 연세대 출신 금융계 인사들의 모임인 연금회 멤버다. 연세대 출신 전체로 범위를 넓히면 국내 최초의 여성 은행장인 권선주 IBK기업은행장(74 영문)과 김한조 외환은행장(75 불문) 등도 연금회 인맥에 속한다. 연금회는 지난 2008년 연세대 출신 금융사 최고경영자(CEO) 70여명이 모여 출범한 연금회는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고 끈끈한 유대감을 유지하고 있다. 순수하게 금융사 CEO들로 구성됐다는 점에서 금융계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평가다.
한편MB정부 시절 대세였던 고려대 출신은 자취를 감춰다. 4대 금융지주 회장중 3명(어윤대 KB금융 회장,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 고대 출신이었지만 현재는 조용병 신한은행장이 유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