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 '독주' 속 할리우드 '폭주'…'채피' '추억의 마니' 등 非할리우드 눈길

입력 2015-03-24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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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채피' '기생수 파트1' '패딩턴' '추억의 마니' '이미테이션 게임' 스틸컷)

할리우드 영화 ‘위플래쉬’(영진위 통합전산망 23일 기준 누적 관객 수 82만)가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는 현재, 극장가에 불고 있는 외화 열풍이 심상치 않다. ‘위플래쉬’에 이어 고전 ‘신데렐라’의 실사판 ‘신데렐라’(35만)가 2위를 기록 중이고,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외화로 533만 관객을 돌파하며 신드롬을 일으킨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가 3위로 상위권을 독식 중이다. 한국 영화는 김상경, 박성웅 주연의 ‘살인의뢰’(78만)만이 5위에 이름을 올린 상황이다. 이마저도 지난 19일 개봉한 할리우드 액션 스릴러 ‘런 올 나이트’(18만)에도 미치지 못한다.

한국영화는 지난 3년 간 1억 관객 시대를 열며 르네상스 시대를 열었지만 할리우드 등 외국 영화는 지난해 사상 최초 1억 관객을 돌파하며 반격에 나섰다. ‘겨울왕국’(1029만)과 ‘인터스텔라’(1010만) 1000만 외화에 이름을 올렸고, ‘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529만), ‘엣지 오브 투모로우’(469만),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431만),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416만),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400만),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396만) 등 흥행 외화들이 줄을 이었다. 342만 관객을 동원하며 다양성 영화의 새 장을 연 작품도 외화 ‘비긴 어게인’이었다.

영화진흥위원회 분석 결과, 외화의 3월 박스오피스 점유율이 무려 70%를 넘어서며 한국영화에 앞선 지금, 할리우드 의존도가 높은 극장가 편식이 우려를 낳고 있다. 현란한 무술의 향연인 중국 영화도, ‘발리우드’라 불리며 할리우드의 패권에 도전한 인도 영화도,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의 영화도 박스오피스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2009년 269만명을 동원한 ‘적벽대전2: 최후의 결전’, 2007년 192만명을 동원하며 신드롬을 일으킨 ‘색, 계’, 2002년 개봉돼 191만명을 동원하고 지난해 재개봉된 ‘영웅: 천하의 시작’ 등 중국 영화의 박스오피스 상위권 분포는 이제 옛날 일이 됐다. 이우진 영화평론가는 “2008년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흥행은 ‘발리우드’를 국내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그럼에도 현재 외화의 할리우드 의존도는 거의 100%다. 천편일률적인 블록버스터 상영에 치중한 영화계의 다양화를 위해선 제작, 극장, 관객의 동시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현재 박스오피스 6위에 랭크된 ‘채피’는 미국과 멕시코의 합작영화로 관심을 모은다. 아카데미 각색상에 빛나며 국내에서 171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이미테이션 게임’ 역시 영국과 미국의 합작영화다. 일본 영화 ‘기생수 파트1’은 지난 2월 개봉해 오랜만에 일본 영화의 흥행력을 입증했으며 ‘추억의 마니’ ‘도라에몽: 스탠 바이 미’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 애니메이션계에서는 일본 영화의 강세가 계속되고 있다. 이외에도 영미 합작영화 ‘박물관이 살아있다: 비밀의 무덤’ 영국과 프랑스, 캐나다 3국의 합작영화 ‘패딩턴’ 등이 국내 박스오피스에서 호평 받았다. 김상호 영화평론가는 “지금의 박스오피스는 결국 흥행성과 작품성에 달려 있다. 과거 스크린쿼터에 목매던 한국영화의 르네상스 시대도 높은 수준의 작품들이 선도했다. 이는 반대로 할리우드 영화의 시장잠식이 쉽게 깨지지 않을 것이란 반증이다.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에 빛나는 폴란드 영화 ‘이다’의 흥행참패가 그 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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