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전환대출 흥행…은행들은 속탄다

입력 2015-03-25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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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총 재원 20조 소진땐 1600억 손실 ‘팔수록 손해’…“내 금리도 내려달라”신규대출 진상고객까지 등장

안심전환대출에 은행권 불만이 커지고 있다. 팔면 팔수록 손해인 장사에 수만명의 고객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지점 업무가 거의 마비됐기 때문이다. 신규대출 금리마저 깎아 달라는 진상 고객까지 나타났다. 심지어 정부가 증액을 결정하면 추가 손실까지 감수해야 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안심전환대출 이틀째를 맞은 이날, 시중은행들은 전일에 이어 비상운영체계를 가동하며 대출전환 신청을 받고 있다.

일부 은행은 담당 창구를 배정하고 본사 인력을 파견하며 수요를 맞추고 있지만 한꺼번에 몰려드는 고객에 지점 업무는 이미 마비 상태다.

A은행 관계자는 “전일 고객상담과 전산처리 때문에 11시까지 야근했다”며 “다른 업무는 손도 못 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무를 못 볼 정도로 고객이 몰려들고 있지만 은행은 달갑지 않다. 안심전환대출 구조가 은행 수익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은행권 일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4% 수준이다. 수년 전 이뤄진 대출은 5% 이상의 금리도 많다. 반면 이를 뺏기고 떠안게 된 MBS 금리는 2%대 중반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올해 총 재원 20조원이 모두 소진되면 은행권 손실은 1400억원에서 16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담대 시장점유율을 고려할 때 4대 시중은행은 250억~500억원까지 순이자이익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정부가 올해 재원인 20조원이 모두 소진되면 증액까지 검토하고 있어 손실 규모는 더 늘어날 수 있다.

고객들의 금리 기대치가 한껏 올라간 점도 부담이다. 2%대 주담대 금리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신규대출에 대한 금리인하 요구권까지 생겨날 수 있기 때문이다.

B은행 관계자는 “2%대 신규 주담대를 찾는 고객 문의가 늘고 있다”며 “예대금리가 낮아진 상황에서 은행에는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안심전환대출 출시 첫날인 24일 전국 16개 시중은행에서 4만1247건의 대환대출이 이뤄졌다. 금액으로 따지면 4조9139억원에 달한다. 금융위원회와 주택금융공사는 4월 배정액을 조기 투입해 시장수요를 맞출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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