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생각] 3월 25일 知止止止(지지지지) 그칠 줄을 알아 그칠 데 그친다

입력 2015-03-25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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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止(지)’가 들어간 성어를 며칠째 살피고 있다. 오늘은 知止止止(지지지지), ‘그칠 줄을 알아서 그칠 곳에서 그친다’는 말이다. 노자 도덕경 44장에 ‘知止止止 知足不辱 知止不殆 可以長久(지지지지 지족불욕 지지불태 가이장구)라는 말이 나온다. 만족함을 알면 욕됨이 없고 멈춤을 알면 위태함이 없어 가히 오래갈 수 있다는 뜻이다.

최근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무상급식 중단 조치로 말이 많다. 새정치민주연합 오영식 최고위원은 ‘知足不辱 知止不殆’를 인용하면서 홍 지사를 비판했다. 경남도민 다수가 반대하는 일을 한 사람의 잘못된 정치적 입장과 대권 욕심으로 강행했다는 것이다. 이 경우에 꼭 맞는 언급인지는 모르겠지만, 홍 지사가 미국 출장 중 부적절한 골프로 비난을 자초한 행동은 분명 ‘지지지지’가 아닌 것 같다.

다른 지지지지도 있다. 주역 건괘(乾卦) 문언전(文言傳)에는 知至至之가 나온다. ‘知至至之 可與幾也 知終終之 可與存義(지지지지 가여기야 지종종지 가여존의)’, 이를 줄을 알고 이르니 더불어 기미(幾微)를 알 수 있고, 마칠 줄을 알고 마치니 더불어 의리를 보존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 뒤에 ‘그러므로 (군자는) 윗자리에 있어도 교만하지 않고 아랫자리에 있어도 근심하지 않는 것이다’라는 말이 이어진다. 보통 ‘知至至之 知終終之’라고 줄여서 쓴다. 어떤 자리에서 물러날 때 흔히 하던 말이다.

知止止止(지지지지)를 말하면서 수나라 장수 우중문에게 지족지지(知足知止)하라고 놀린 을지문덕 장군의 시를 인용하지 않을 수 없다. “신묘한 계책은 하늘의 온갖 일을 알았고 기묘한 헤아림은 땅의 이치에 다 통했구려. 싸움에 이긴 공이 높으니 만족을 알아 원컨대 그만 그치시라.” [神策究天文 妙算窮地理 戰勝功旣高 知足願云止]

우리말 ‘지지지지’는 시끄럽게 떠드는 소리나 모양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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