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샤넬 등 유럽 명품 브랜드들이 계속되는 유로화 약세로 인해 글로벌 가격 정책에 골머리를 싸매고 있다.
최근 샤넬 등 명품 브랜드들은 중국에서 가격 인하에 들어갔다. 시진핑 지도부가 공직기강 확립과 근검·절약 풍조 조성에 팔을 걷어부치면서 중국인들이 해외 원정 쇼핑에 나서 중국 명품 시장엔 찬바람이 불고 있다. 명품 업체들은 이로 인한 부진을 해소하기 위해 유로화 약세에 따른 글로벌 가격차를 명분으로 내세워 가격 인하를 단행하고 있다.
샤넬은 지난 18일부터 3만8200위안(약 700만 원)짜리 가방을 3만 위안(약 532만 원)으로 20% 할인해 판매했다. 해당 제품은 이미 품절돼 현재는 예약 주문만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샤넬 측은 이번 가격 인하에 대해 “지역간 가격 차이를 좁히기 위한 것으로, 유로화 약세가 진행되는 유럽에선 가격을 올린다”고 밝혔다. 샤넬은 한국에서도 20%대의 가격 인하를 단행했다.
중국 소비자들이 명품에 등을 돌린 건 정부의 규제 때문 만은 아니다. 중국에선 관세에다 부가가치세, 유통비용까지 더해져 유럽에서 판매되는 가격보다 50~80%를 더 주고 사야하기 때문이다.
미국 컨설팅업체인 베인앤컴퍼니에 따르면 중국의 명품 시장 규모는 2012년까지 전년 대비 20% 이상의 성장을 지속했으나 2013년에는 2% 증가한 후 2014년에는 2% 감소로 돌아섰다. 이 여파로 프랑스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의 2014 회계 영업이익은 5년 만에 감소했다.
스위스 명품 시계 브랜드인 파텍필립은 지난달 10일부터 가격 인하에 들어갔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선 3%, 홍콩에선 7%, 스위스에선 5% 각각 인하했다. 반면 유로존에선 7% 인상했다.
유럽권인 스위스에서 가격을 인하한 것은 스위스 금융당국이 지난 1월15일 유로당 1.2스위스프랑의 상한을 폐지하면서 스위스프랑 가치가 급등한 데 따른 것이다.
태그호이어는 제품 가격을 중국과 미국에선 8%, 홍콩에서는 13% 각각 낮췄고, 유럽과 일본에선 동결했다.
까르띠에는 유럽에서 가격을 인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