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성 금융리더] ④2조달러 움직이는 월가 ‘큰손’ 어도스 JP모건자산운용 CEO

입력 2015-03-26 10:49 수정 2015-04-29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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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뱅커 선정 美 여성금융리더 1위… 취임 후 JP모건 자산 2배로 키워

▲메리 어도스 JP모건자산운용 CEO. 블룸버그

2조2000억 달러(약 2412조원)에 이르는 자산을 움직이는 월가의 큰 손. 미국 금융 전문지 ‘아메리칸 뱅커’가 선정한 2014년 미국 여성 금융 리더 1위, 포브스가 꼽은 전 세계 파워우먼 66위. 메리 어도스 JP모건자산운용 최고경영자(CEO)를 가리키는 말이다.

밤낮없이 일하는 것이 풍토가 된 월가이지만 그 중에서도 어도스 CEO는 소문난‘워커홀릭’이다. 그는 ‘아메리칸 뱅커’와의 인터뷰에서 “유럽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와이파이(WiFi)가 터지는 것이 최악”이라고 농담을 건넬 정도로 일에 빠져 지낸다. 비행기 기차 자동차 등으로 이동하는 와중에도 일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

일에 대한 열정으로 어도스는 자산운용 부문을 JP모건체이스의 핵심 사업부로 키워냈다. 지난 2009년 어도스 취임 이후 자산운용 부문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에 따른 당국의 조사 등에도 불구, 성장세를 지속했다. 2013년 4분기 JP모건 전체 순이익이 전년보다 7% 감소했음에도 어도스의 자산운용 부문 순익은 18%라는 증가했다. 취임 당시 약 1조 달러였던 JP모건자산운용의 자산도 두 배 이상 늘었다.

그는 자산운용 부문을 맡기 전인 지난 2005년 프라이빗뱅킹(PB) 부문 CEO에 올라 여기서도 고객 수를 연평균 15%씩 늘리는 역량을 보였다.

일벌레 어도스는 종종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 겸 CEO의 후계자 중 하나로 거론된다. 12명으로 구성된 JP모건의 운영위원회에서 마리안 레이크 최고재무책임자(CFO)와 더불어 2명의 여성 위원 중 한 명이기도 하다.

그의 성공비결 중 하나로 숫자에 대한 남다른 감각이 꼽힌다. 그의 할머니는 6세에 어도스와 함께 수표에 잘못된 곳이 있나 체크하는 놀이를 통해 그런 감각을 키워주려 했다 한다. 조지타운대 수학과에서 공부할 때 그는 유일한 여성이기도 했다.

지난 2005년 어도스가 JP모건 PB 부문 CEO 후보로 올랐을 당시 “두 아이의 어머니인 어도스가 이런 중책을 맡을 수 있을까”라는 일부 남성 임원진의 회의적인 시각도 없지 않았다. 이에 대해“두 아이의 아버지라면 어떻게 이런 큰 일을 해낼 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라고 맞받아친 것은 회사 내에서 유명한 일화.

어도스는 종종 21세에 애널리스트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딛었을 때의 경험을 얘기하곤 한다. 그는 어느 날 새벽 3시까지 일하고 집에서 간단한 수면과 샤워만 마치고 오전 9시에 출근했더니 밤새 자신이 한 작업을 남성 동료가 자신이 한 것처럼 상사에게 보고하는 것을 목격했다. 펑펑 눈물을 쏟아낸 뒤 어도스는 “아무도 너를 왕따시키게 내버려두지 마라”는 어머니의 말에 용기를 냈고 동료에게 “앞으로는 이런 일을 하지 말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었다.

어도스는 단순히 일중독에 빠진 냉정한 금융가는 아니다. 고객들을 사로잡은 것은 어도스의 따뜻한 마음과 배려였다. 한번은 파킨슨병에 걸린 고객이 투자에 대한 다양한 선택사항들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자 어도스는 미국 전역을 가로질러 그 고객을 직접 방문, 하루종일 설명해주기도 했다. 헨리 크라비스나 대니얼 오크 같은 월가의 쟁쟁한 억만장자들이 이런 어도스를 믿고 재산을 맡긴다.

제임스 스테일리 전 JP모건 투자은행(IB) CEO는 “어도스는 다른 사람에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며 “종종 이것이 여성의 약점으로 잘못 인식되고 있지만 어도스는 내가 지금까지 일해왔던 어떤 남성 매니저보다도 경쟁력이 있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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