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스위스 중앙은행(SNB)의 스위스프랑 환율 하한선 폐지로 스위스 자국 은행들이 직격탄을 받고 있다고 26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날 SNB의 프리츠 주브루에그 이사는 FT에 “지난 환율 하한선 폐지 이후 스위스는 ‘어려운 시기’에 직면해있다”고 말했다. SNB의 환율 방어가 자국 수출기업과 은행들이 타격을 입히고 디플레이션을 부채질한다는 것이다.
지난 1월 15일 SNB는 “프랑의 가치는 여전히 높지만, 환율 하한선 도입 이후 과대평가된 부분이 줄었다”며 환율방어 정책을 펼쳤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정위기가 고조되던 2011년 9월에 SNB는 당시 유로당 1.20프랑을 환율 하한선으로 도입했다. 이는 유로존 위기로 안전자산인 프랑 가치가 급등하자 사실상 고정환율제를 추진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유로ㆍ프랑 환율은 1.05프랑 수준이다.
주브루에그 이사는 “올해 프랑은 강세를 나타내 스위스 경제활동이 눈에 띄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며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둔화해 부정적인 영역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인플레이션 하락은 일시적이고 중기 물가 안정을 위협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디플레이션 스파이럴은 예상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SNB의 발표 이후 이날 주식시장에서는 UBS, 크레디스위스, 취리히보험 등의 주가가 한때 급락세를 보였다.
이날 SNB는 연례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프랑화 가치를 낮추고자 외환시장에 258억 프랑화(약 30조600억원)을 풀었다며 프랑으로 유로 등 해외 통화를 사들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