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내전’ 예멘에 군사개입…국제 상품시장 출렁

입력 2015-03-27 08:59 수정 2015-03-27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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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3주 만에 최고치·금값, 7일 연속 상승…예멘, 유럽 석유공급로인 바브 엘-만데브 해협 있어

▲사우디아라비아가 예멘 공습을 시작한 가운데 26일(현지시간) 예멘 수도 사나에서 시아파 반군인 후티가 무기를 들며 행진하고 있다. 사나/AP뉴시스

사우디아라비아가 예멘 내전에 전격적인 군사개입을 단행하면서 국제 상품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26일(현지시간) 전일 대비 4.5% 급등한 배럴당 51.43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 4일 이후 3주 만에 최고치다. 그러나 시간외 거래에선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런던 ICE선물시장에서 브렌트유 가격은 4.6% 뛴 배럴당 59.06달러로 60달러 선에 근접했다. 시간외 거래에선 상승폭을 더 늘리고 있다.

중동 불안에 이번 주 WTI 가격은 11.8% 올라 주간 기준으로 2011년 이후 4년 만에 가장 큰 상승세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금값도 전날보다 0.7% 오른 온스당 1204.80달러로, 이달 초 이후 처음으로 1200달러 선을 회복했다. 특히 금값은 7거래일 연속 상승해 지난 2012년 8월 이후 최장 기간 상승세를 기록했다.

사우디 등 아랍권 동맹 10개국은 전날 예멘의 시아파 반군 후티가 장악한 수도 사나 등에 공습을 개시했다. 사우디 알아라비야방송은 이번 작전에 공군 전투기 100대가 동원됐으며 지상군 15만명도 파병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수니파 수장인 사우디는 후티의 배후로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을 지목해 석유수출국기구(OPEC) 내 양대 산맥인 사우디와 이란의 갈등이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무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자국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사우디의 공습은 예멘의 주권을 침해하고 이 지역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날 후티의 공격을 피해 해외로 도피한 압드라부 만수르 하디 예멘 대통령이 이날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예멘은 산유량이 글로벌 석유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보잘 것 없지만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예멘은 지난 2013년 기준 산유량이 하루 약 13만3000배럴로 글로벌 산유량의 약 0.2%를 차지했다. 그러나 예멘은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와 국경을 접하고 있으며 예멘의 바브 엘-만데브 해협은 중동산 원유가 유럽으로 통하는 주요 공급로에 있다. EIA는 이 해협은 하루 380만 배럴의 원유와 정유제품이 통과하는 곳으로 세계 4위 해상물동량을 기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분쟁이 확산해 이 해협이 막히면 유조선들이 수에즈운하로 가는 관문이 막히기 때문에 석유 운반비용과 시간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게 된다.

마이클 맥카시 CMC마켓 투자전략가는 “아직 실질적인 원유 공급망 붕괴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시장은 예멘 사태의 잠재적인 위험성에 주목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유가 변동성이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임스 윌리엄스 WTRG이코노믹스 에너지 이코노미스트는 “예멘 내전은 하루 380만 배럴의 석유공급로가 위협받는 것은 물론 장기적으로 사우디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며 “이란은 후티를 지원하고 있으며 이 지역에서 암약하고 있는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 지부(AQAP)도 위협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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