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분양시장이 달아오르는 가운데 서울 등 수도권의 기존 아파트값 오름세가 한 풀 꺾이는 양상이다. 전세난에 따른 주택구매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지만 오른 가격에 대한 추격 매수가 저조한데다 개포주공 등 일부 재건축 단지는 매수 호가와의 격차가 벌어지면서 가격수준이 재조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서울 도심 재개발 물량을 비롯해 수도권 택지지구 등 유망 입지의 신규 공급이 이어지면서 주택 수요자들의 관심이 분양시장으로 분산된 영향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동탄2신도시, 왕십리뉴타운3구역 센트라스 등 최근 청약접수를 진행한 수도권 아파트들은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면서 1순위 마감 행진을 나타냈다.
28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번 주 아파트 매매시장은 △서울(0.10%) △신도시(0.05%) △경기·인천(0.09%) 모두 한 주전에 비해 오름폭이 0.02~0.03%p 가량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매수자들이 관망하기 시작하면서 한 주전 0.22%에서 0.16%로 상승폭이 눈에 띄게 줄었고 일반아파트 역시 0.09%의 변동률로 소폭 둔화됐다.
◇매매시장
서울은 △강서(0.27) △강동(0.25%) △도봉(0.19%) △노원(0.17%) △성동(0.17%) △중랑(0.15%) △송파(0.14%) △관악(0.12%) △양천(0.12%) 순으로 올라 주로 실수요가 주축인 지역들이 아파트값 상승세를 견인했다. 강서는 전셋집을 구하지 못한 실수요가 매매로 돌아서면서 화곡동 강서힐스테이트, 염창동 대림 등이 500만원~3500만원 올랐다. 강동은 고덕주공2, 3단지가 1000만원~2000만원 가량 더 올라 상승세를 이어갔다. 도봉 역시 전세난을 피해 집을 사려는 실수요자들로 주로 2억-3억원대의 중소형 아파트값이 강세를 나타냈다.
신도시는 △중동(0.15%) △평촌(0.12%) △일산(0.05%) 등이 올랐고 동탄(-0.01%)은 소폭 하락했다. 중동은 전세 수요자들이 매매로 돌아서고 있지만 매도호가가 오르자 매수세가 다시 주춤해지는 모습이다.
경기.인천은 △광명(0.23%) △안산(0.22%) △고양(0.17%) △성남(0.16%) △수원(0.11%) △용인(0.11%) △인천(0.10%) 등의 순으로 상승했다. 광명보금자리지구 해제 이후 기존 아파트값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광명은 이번 주에도 하안동 주공9, 10단지 등이 500만원~1000만원 가량 상승하며 경기도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고양은 삼송지구 일대 아파트값이 오름세를 보였다.
◇전세시장
전세가격은 서울이 0.26% 올라 지난주에 이어 2주 연속 오름폭이 둔화됐다. 최근 10년 내 주간 상승률 최고치를 기록했던 2주전(0.5%)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수치다. 이밖에 △신도시(0.12%) △경기·인천(0.17%) 등 매매와 마찬가지로 전세시장도 수도권 전역의 상승폭이 일제히 감소했다.
서울은 △종로(0.95%)의 전셋값 상승이 두드러졌고 이어 △관악(0.64%) △강서(0.57%) △구로(0.48%) △성북(0.46%) △금천(0.36%) △성동(0.33%) △송파(0.33%) △서대문(0.30%) △중랑(0.30%) 등이 뒤를 이었다.
신도시는 △중동(0.41%)과 △산본(0.36%)의 상승폭이 확대된 가운데 △평촌(0.16%) △일산(0.14%) △분당(0.08%) 등 신규 공급이 없는 1기 신도시 중심으로 전셋값이 상승했다.
경기·인천은 △구리(0.34%) △고양(0.33%) △의왕(0.33%) △과천(0.29%) △남양주(0.29%) △안산(0.24%) △용인(0.23%) △하남(0.20%) 순으로 올랐고 화성(-0.09%)은 유일하게 전셋값이 내림세를 보였다.
김은진 부동산114 팀장은 “저가매물 소진 이후 매수자들이 추격매수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면서 재고 아파트 시장 분위기는 다소 가라앉는 분위기다”면서 “전세가율이 높은 지역의 매매전환은 이어지겠지만 단기에 가격이 많이 오른 단지들은 매수자들이 관망세를 견지하면서 상승세가 주춤해질 전망이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