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전만 해도 브라질은 중남미를 넘어 신흥시장의 선두주자였다. 그러나 브라질이 경기침체와 정치혼란에 허덕이는 사이 ‘태평양동맹(Pacific Alliance)’이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고 26일(현지시간) 미국 CNBC가 보도했다.
멕시코와 페루 콜롬비아 칠레 등 4개국이 3년 전 경제블록인 태평양동맹을 결성했다. 이후 코스타리카가 2013년 합류했다. 현재 이들 5개국 국내총생산(GDP)은 총 2조2000억 달러(약 2431조원)로 브라질의 1조7000억 달러를 웃돌고 있다. 또 앞으로 수년간 경제성장률도 브라질의 3~4배에 이를 전망이라고 CNBC는 전했다.
브라질의 지난해 성장률은 마이너스(-)0.1%였으며 올해도 -0.5%로 위축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브라질 국영 석유업체 페트로브라스 부패 스캔들이 계속 경제회복을 짓누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이와 대조적으로 태평양동맹 5개국은 지난해 3.3%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4% 성장이 예상된다. 이들 국가가 개혁을 추진하는 것이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는 평가다.
존 프라이스 아메리카스마켓인텔리전스 매니징디렉터는 “태평양동맹 국가들은 점진적인 개혁을 계속해 외국인 투자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고 말했다.
태평양동맹 국가 모두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상태이며 회원국 간 무역장벽도 낮추고 있다. 이들 5개국은 무비자 협정을 맺었다.
반면 브라질은 지난 10년간 상품가격 강세라는 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쳤다. 프라이스는 “중남미는 세계 경작지의 40%, 광물자원의 35%를 차지하고 있어 그동안 상품가격 강세 혜택을 받았다”며 “그러나 브라질과 일부 국가는 경제개혁에 저항해 이런 기회를 활용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태평양동맹 국가들은 여전히 지나친 환율 변동성이 문제지만 정치적으로 비교적 안정됐고 무역자유화와 법치 등을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해 말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콜롬비아와 페루, 칠레는 내수와 사상 최저 수준의 실업률, 임금인상 등으로 경제가 안정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태평양동맹 1위 경제국인 멕시코는 제조업 부문에서 ‘세계의 공장’인 중국의 경쟁 상대로 부상했다. 앨릭스파트너스는 2012년에 멕시코의 인건비는 중국보다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이에 미국의 중남미 투자도 태평양동맹으로 몰리고 있다. 지난 2013년 중남미로 흘러들어간 미국의 외국인직접투자(FDI) 274억 달러 가운데 62%를 태평양동맹이 차지했다. 이는 지난 2010년의 55%에서 높아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