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자동차업체 테슬라의 엘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중국 전략’을 전면 개편했다고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테슬라는 1년 전 제대로 된 분석 없이 중국시장에 진출했다가 뼈아픈 실패를 맛봤다. 지난해 11월만 해도 테슬라는 중국 선전매장이 회사에서 가장 매출이 크게 일어나는 곳 중 하나라고 밝히는 등 성공 기대에 부풀었다. 그러나 2개월 뒤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머스크 CEO는 “지난해 4분기 중국 매출이 예상 밖으로 약화했다”며 “이른바 ‘주행거리 불안(Range anxiety)’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주원인”이라고 말해 실패를 인정했다.
당시 그는 중국 영업팀이 이런 고객의 불안을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실적 발표에서 중국 영업팀에 대한 머스크의 비난강도는 더 세졌다. 그는 “중국 영업사원들이 오히려 고객들에게 사실이 아닌데도 차를 충전하기가 어렵다고 말하고 다닌다”며 “이는 ‘머리가 텅 빈’것과 마찬가지”라고 호되게 꾸짖었다.
그는 지난 27일 “최근 3개월간 중국 판매가 꾸준히 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리서치업체 JL워런캐피털은 지난달 중국에서 등록된 모델S는 260대로, 1월의 469대에서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테슬라는 이달 초 중국 인력의 30%를 감원하기로 결정했다. 또 머스크 CEO는 실패를 인정하고 ‘머리가 텅 비었다’고 비난했던 중국 영업팀의 충고를 받아들이기 시작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회사는 고객 피드백을 바탕으로 모델S에 2000달러(약 220만원) 선택사양인 ‘고급 뒷자석’을 도입했다. 고급 가죽으로 좌석을 감쌌으며 히터도 보강했다. 또 스마트폰을 이용해 차량 내부의 멀티미디어 기기와 루프를 조절할 수 있다. 이전 모델S 뒷좌석이 벤치처럼 딱딱해 운전기사를 쓰는 중국 부자들에게 불편하다는 지적을 받아들인 것이다.
회사가 단기적으로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은 주행 중에 배터리를 다 써 차가 멈출 것이라는 잠재 고객들의 불안을 완화시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현재 테슬라 중국 영업팀 교육과 상하이 매장 관리를 맡고 있는 댄 수는 “고객들이 실제로 경험한 이야기를 다른 사람에게 전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예를 들어 우리 차를 처음 몰게 된 고객들은 처음에 차가 멈출까 걱정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집에서 충전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는 사실을 알게 된다”고 설명했다.
올해부터 고객 자택에 무료로 충전시설을 설치하는 것은 물론 전기가 있는 곳이면 어디서든 플러그를 꽂을 수 있는 ‘모바일 커넥터(mobile connectors)’도 제공하고 있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주행거리 불안’ 잠재우기에 나선 것이다.
테슬라는 중국 내 생산시설이 없기 때문에 보조금 적용 대상이 아니지만 이를 허용해달라고 로비를 펼치고 있다. 또 상하이와 항저우, 광저우, 선전 등에서 테슬라 차량 등록이 이전보다 훨씬 수월해졌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중국은 대기오염을 우려해 대도시 자동차 등록을 제한하고 있는데 회사는 전기자동차라는 점을 들어 이런 난관을 극복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