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충렬왕 때의 문신 추적(秋適)이 지은 ‘명심보감’(明心寶鑑) 존심(存心)편에 “夙興夜寐 所思忠孝者 人不知 天必知之 飽食煖衣 怡然自衛者 身雖安 其如子孫何”라는 말이 나온다. “아침 일찍 일어나 한밤에 잠자리에 들며 충효를 생각하는 사람은 비록 남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하늘이 반드시 알아줄 것이다. 배불리 먹고 따뜻하게 입어 자기만 위하며 만족스럽게 사는 사람은 몸은 비록 편하겠지만 그 자손들은 어찌 하겠는가”라는 뜻이다.
그러니까 포식난의(飽食煖衣)는 숙흥야매(夙興夜寐)의 반대어인 셈이다. 본래 시경 소완(小宛)의 “夙興夜寐 無忝爾所生”에서 나왔다. ‘아침 일찍 일어나 한밤에 잠자리에 들고, 널 낳으신 부모님을 욕되게 하지 말라’는 뜻이다. 시경 위풍(衛風) 맹(氓·누군지 모르는 남자를 부르는 말)에는 타향 남자의 유혹에 넘어가 아내가 됐다가 버림받은 여성의 개탄에 이 말이 나온다. “三歲爲婦 靡室勞矣 夙興夜寐 靡有朝矣”(3년 동안 그의 부인이 되어 집안일을 수고롭게 여기지 않고 일찍 일어나 밤늦게 자며 아침이 있는 줄도 몰랐네) 그런데 남편은 갑자기 포악해지고 친정에 돌아간 나를 형제들은 그저 비웃을 뿐이다. 자업자득이니 누구를 탓할 수도 없다.
후대에 올수록 숙흥야매는 부지런히 일하고 공부하라는 가르침으로 쓰이게 됐다. 어린이 교과서인 ‘사자소학’(四字小學)에 夙興夜寐 勿懶讀書(숙흥야매 물나독서), 일찍 일어나 늦게 자고 독서를 게을리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서예를 배울 때 대개 가장 먼저 쓰는 법첩 태산각석(泰山刻石)에도 숙흥야매가 나온다.
맹자 진심장구(盡心章句) 상에는 이런 말이 있다. “人之有道也 飽食煖衣 逸居而無敎 則近於禽獸”. 사람은 지켜야 할 도리가 있는데 배불리 먹고 따뜻하게 옷 입고 편하고 게을리만 지내며 가르치지 않으면 짐승에 가깝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