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가장 보수적으로 자산 운영을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한국은행이 지난해 외화자산 운용 ‘포트폴리오’를 공개했다. 이에 따라 안전하면서도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는 투자전략의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지난해 달러화와 회사채 비중을 늘리고 주택저장증권(MBS) 비중을 줄였다. 왜일까.
한국은행이 31일 발표한 ‘2014년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한은이 보유한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말 현재 3636억달러로 전년에 비해 4.9% 증가했다.
특히 외화보유액 중 외환 부분인 외화자산 구성 내역을 보면 달러화 비중이 지난해 말 62.5%를 기록, 1년새 4.2%포인트 증가했다. 2010년(63.7%) 이후 4년래 최고치다. 관련 통계를 공개하기 시작한 2007년에 64.7%로 집계된 후 대체로 하락세를 띠다가 2012년(57.3%)에 처음으로 50%대로 떨어졌다. 이어 지난해 다시 60%대를 회복했다.
한은 관계자는 “미국의 양호한 경기회복세 등으로 미국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해 달러화 자산 비중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국제통화기금(IMF)가 발표한 외환보유액 통계에 따르면 2014년 9월 말 현재 외환보유액 중 미 달러화 비중은 60.7%이다. 이에 따라 한은은 외화자산 중 달러화 비중이 적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외화자산의 상품별 비중을 보면 회사채(17.5%)가 1년 전에 비해 1.6%포인트 늘고 자산유동화채(13.0%)는 1.8%포인트 줄였다.
한은 관계자는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함에 따라 경기상승기에 유리한 회사채 비중을 확대하는 대신 주택저당증권(MBS) 등 자산유동화채 비중을 축소했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유럽재정위기 등에 따른 미국의 경기 둔화를 막기 위해 2012년 매월 850억달러의 미국 국채와 MBS를 매입하는 양적완화 조치를 단행했다. 이후 고용사정이 개선되는 등 경제가 회복세를 보임에 따라 2013년 12월부터 매입규모를 축소하기 시작해 지난해 10월 양적완화 조치를 종료했다.
이에 따라 국제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양적완화 과정에서 연준이 MBS의 상당부분을 매입해 왔음으로 양적완화 종료와 더불어 MBS스프레드가 확대될(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고 한은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