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가 올 2월에도 36개월째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그러나 수출과 수입이 5년 5개월내 가장 큰폭의 감소세를 나타냈다. 특히 수출보다 수입의 내림폭이 더 커 ‘불황형 흑자’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2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올해 2월 경상수지는 64억4000만달러 흑자로 전월의 65억8000만달러보다 축소됐다.
경상수지 흑자는 2012년 3월부터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조만간 1986년 6월부터 3년 2개월 동안 이어진 최장 흑자 기록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크다. 한은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가 사상 최대치인 94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연간 흑자는 892억달러였다.
박승환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3월에도 흑자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전달에 이어 2월에도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감소해 나타나는 ‘불황형 흑자’ 조짐이 뚜렷하다.
수출은 406억달러로 전년동월비 15.4% 줄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9월(-17.3%) 이후 5년 5개월내 최대 감소폭이다. 품목별(통관기준)로 보면 석유제품(-42.8%), 가전제품(-22.2%), 승용차(-17.8%) 등의 수출 하락폭이 두드러졌다.
수입은 332억7000만달러로 지난해 동기보다 21.9%나 감소했다. 마찬가지로 2009년 9월(-22.8%) 이후 가장 큰폭으로 떨어졌다. 품목별로는 자본재(3.6%)와 소비재(7.4%) 수입은 늘었으나 원자재는 34.1% 줄었다.
노충식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수출입은 설연휴에 따른 영업일수 감소, 유가하락 등 여러 요인 때문에 함께 감소세를 보였다”며 “수입 감소폭이 더 큰 이유는 유가하락의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지난 2월 상품수지는 73억2000만달러 흑자로 전월의 66억9000만달러보다 흑자폭이 확대됐다.
서비스수지 적자 규모는 여행수지 개선 등으로 전월의 23억8000만달러에서 20억6000만달러로 줄었다.
급료·임금과 투자소득이 포함된 본원소득수지 흑자 규모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전월의 29억달러에서 14억달러로 축소됐다. 배당수입이 감소한 영향이다.
이전소득수지는 2억2000만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상품·서비스 거래가 없는 자본 유출입을 보여주는 금융계정의 유출초(자본이 국외로 나간 것) 규모는 55억4000만달러로 전월의 82억4000만달러에 비해 축소됐다.
부문별로는 외국인 직접투자가 순유출로 전환되면서 직접투자의 유출초 규모가 전월 10억달러에서 2월 19억9000만달러로 확대됐다.
증권투자는 외국인의 증권투자 순유입 전환에 힘입어 유출초 규모가 전월 36억2000만달러에서 30억달러로 줄었다.
기타투자는 전월 4억9000만달러 유입초에서 2월에는 3억7000만달러 유출초로 전환했다. 파생금융상품은 3000만달러 유입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