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간 낚시하는 습관, ‘퇴행성디스크’ 유발

입력 2015-04-02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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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목 피하려면 등받이 의자 사용해야…스트레칭은 틈틈히

최근 종영한 인기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의 영향으로 낚시에 입문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탤런트 유해진이 보여준 낚시에 대한 남다른 애착 때문이다.

유해진은 예능프로그램 ‘정글의 법칙’에 나오는 김병만처럼 능숙한 낚시꾼의 모습이 아니었다. 온 종일 기다려도 그의 낚시 바늘을 물어주는 물고기는 없었지만, 오랜 시간 앉아 입질을 기다리는 그의 진지한 태도만큼은 꽤 매력적으로 비쳐졌다. 그 정도만으로도 평소 낚시에 관심이 없던 젊은 층과 여성들의 공감대를 사기엔 충분했다.

하지만 유해진처럼 장시간 낚시를 하는 것은 건강에는 별로 매력적이지 못한 일이다. 낚시 초보라면 더 그렇다. 아무데서나 장시간 불편하고 흐트러진 자세로 앉아있다 보면 혈액순환이 원할지 않고 척추와 관절에 미치는 압력이 높아져 이곳저곳이 쑤시는 통증이 생기기 쉽다.

맨바닥이 아니고 낚시의자라도 별반 도움이 되지 않는다. 대부분 낚시 의자의 경우 작은 사이즈에 등받이가 없거나 등받이가 있더라도 약한 천소재로 되어있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비스듬한 자세로 기대거나 구부정한 자세를 취하게 되는데, 이때 역시 디스크에 미치는 압력이 올라가 일자목, 목 디스크, 허리디스크 유발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허재섭 하이병원 원장은 “낚시로 인한 척추관절통증은 바로 발생하기보다는 후유증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크다. 낚시에 집중하느라고 통증이 생겨도 보통 무시되는데, 이런 습관이 디스크의 퇴행을 유도하기 때문”이라며 “실제로 디스크환자에게 발병원인을 물으면 특별한 계기 없이 대부분 ‘어느 날 갑자기 아팠다’고 말한다”고 밝혔다.

또한 낚시는 반복적인 손의 사용으로 ‘손목터널증후군’이 생길 수도 있다. ‘손목터널 증후군’이란 손바닥으로 향하는 정중신경과 수지굴근건(손가락을 구부리는 힘줄)이 있는 ‘수근관’을 좁게 만들어 관절부위에 지속적인 압박과 충격을 일으키는 증상을 말한다. 낚싯대를 멀리 던지고 끌어당기는 동작의 반복으로 순간적으로 힘을 주게 되는 과정에서 손목 인대손상의 부상 및 통증이 유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별다른 움직임 없이 오래 서 있는 것도 좋을 리 없다. 오래 서 있는 자세는 정맥의 혈액 순환을 나쁘게 해 하지정맥류를 유발한다. 이 증상은 피부에 거미줄 모양의 가는 실핏줄이 나타나기도 하고 혈관이 구불구불하게 피부 밖으로 돌출돼 보이거나 피부에 색소가 침착돼 보이기도 한다.

이정호 인천하이병원 외과센터장은 “하지정맥류는 교사들의 직업병이라고 불릴 정도로 장시간 서 있는 사람들에게 많이 발생한다. 특히 바다낚시를 할 경우 앉을 곳이 변변치 않다보니 어쩔 수 없이 서 있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바다낚시 후에 만약 혈관이 도드라지는 증상이 보이고 다리가 쑤시고 무거운 느낌이 든다면 하지 정맥류를 의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낚시를 할 때는 울퉁불퉁한 곳보다 등받이가 있는 의자를 준비해 엉덩이를 의자 깊숙이 밀어 넣고 등을 펴고 등받이에 붙여 착석해야 한다. 또한 이삼 십 분에 한번 씩 자리에서 일어나 스트레칭을 통해 딱딱하게 굳어있는 근육과 관절을 꼼꼼하게 풀어주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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