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케미칼은 사우디아라비아에 세운 합작법인 IPC(International Polymers Co.)가 시범생산을 마치고 본격적인 상업생산을 시작한다고 2일 밝혔다.
IPC는 한화케미칼이 사우디아라비아 민간 석유화학사인 시프켐(Sipchem)과 총 8억 달러를 투자해 25대 75로 합작한 회사다.
IPC는 연간 총 20만톤 규모의 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EVA)와 저밀도폴리에틸렌(LDPE)을 생산할 수 있다. 특히 원유를 기초로 한 납사가 아닌 에탄가스 기반의 에틸렌이 원료라 원가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납사 기반 에틸렌의 국제가는 950달러 수준이지만, 에탄가스 기반의 에틸렌 가격은 300달러 이하다.
한화케미칼은 IPC를 통해 규모의 경제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화케미칼의 EVA 생산능력은 울산과 여수 16만톤에 IPC 15만톤을 더해 31만톤 규모다. 이는 엑손모빌(26만톤)을 제치고 듀폰(40만톤)에 이어 EVA 생산규모 세계 2위에 해당한다.
한화케미칼은 이를 바탕으로 국내에서 태양전지 필름, 핫멜트(hot-melt, 접착제) 등 고부가가치 EVA 제품 생산을 늘리고, 원가 경쟁력이 좋은 사우디 IPC에서는 신발용 EVA 등 범용 제품 생산에 주력하는 이원화 전략으로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케미칼은 사우디 등 중동지역 기업과 지속적으로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직접 이라크 비스야마 신도시 프로젝트를 지휘할 정도로 중동 지역 투자에 대한 그룹 차원에 관심이 높은 상태다. 김창범 한화케미칼 대표도 지난 3월 사우디를 방문해 시프켐사의 최대주주인 자밀(Zamil) 그룹의 압둘 아지즈 알 자밀 회장과 사우디 상공회의소의 압둘라만 알 자밀 의장을 만나 포괄적 업무협조 방안을 협의했다.
김 대표는 “다수의 글로벌 석유화학사들이 산유국에 생산거점을 확보하고 있다”며 “IPC의 상업생산으로 유화산업이 글로벌 선두 업체들과 본격적인 경쟁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