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생각] 4월 4일 躐等越級(엽등월급) 등급을 걸러 뛰어 오름

입력 2015-04-04 08:35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하루 한 생각] 4월 4일 엽등월급(躐等越級)

등급을 걸러 뛰어 오름

임철순 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옛사람들은 단계를 밟지 않고 건너뛰는 공부를 허탄(虛誕)하다고 경계했다. ‘맹자’ 이루하편(離婁下篇)에 나오는 영과이후진(盈科而後進)은 중요한 학문 지침이었다. “샘이 깊은 물은 퐁퐁 솟아올라 밤낮을 쉬지 않고 흘러간다. 구덩이를 채우고 난 뒤에야 흘러가 바다에 이른다.”[原泉混混 不舍晝夜 盈科而後進 放乎四海]” 이렇게 꾸준하고 성실하게 공부하지 않고 단계와 등급을 건너뛰어 오르는 게 엽등(獵等)이다.

가르치는 이들은 학생들이 엽등하지 않게 하고 서로 장점을 보고 배우도록 해야 한다. 예기 ‘학기’(學記)에 “절차를 뛰어넘지 않고 가르치는 것을 손이라 하고, 서로 장점을 보고 배워 선해지게 하는 것을 마라 한다”[不陵節而施之謂孫 相觀而善之謂摩〕고 했다.주희(朱熹·1130~1200)는 ‘하학하여 상달한다’[下學而上達]는 공자의 말을 ‘아래로 비근한 인간사를 배워 위로 심오한 천리에 통달한다’는 뜻으로 풀었다. 공자는 하학~상달의 순서를 따름으로써 엽등을 좋아하는 폐단에 빠지지 말도록 가르쳤다. 주희는 초목이 뿌리-줄기-잎의 순서로 자라듯 하학에서 상달로 이어지는 공부를 하는 게 천리라고 말했다. 기초가 부실한 월반은 좋을 게 없다.

목은(牧隱) 이색(李穡·1328~1396)도 ‘술회’(述懷)라는 시에서 엽등이 없었는지 반성했다. “처음 급제해선 삼관에 종사하고/백관에 끼어 벼슬했는데/공부는 끝내 엽등을 하고/풍채는 남의 위에 오르려 했네/망령되이 선업 잇기를 생각하여/이 몸 이끌어 대조에 세웠노니/하늘의 명이 있다 하나/다만 남들이 조롱할까 염려되누나”[釋褐游三館 參官側百寮 功夫終躐等 風彩欲揚翹 妄意承先業 將身立大朝 雖然有天命 只恐衆相嘲]

엽등을 경계하라는 것은 스승이나 선배가 후학들에게 흔히 해주는 말이다. 신학기가 한 달이 지난 지금 자신의 공부를 돌아보면 좋겠다. fusedtree@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강철원 사육사, 푸바오 만나러 중국행…팬 카메라에 포착
  • '나솔사계' 20기 정숙♥영호, 이별 후 재회…"새벽 4시까지 기다려, 35조항 납득"
  • 고꾸라진 비트코인, '공포·탐욕 지수' 1년 6개월만 최저치…겹악재 지속 [Bit코인]
  • 현대차, 하반기 ‘킹산직·연구직’ 신규 채용 나선다
  • 경찰 "시청역 사고 전 CCTV에 부부 다투는 모습 없어"
  • 푸틴 “트럼프 ‘종전계획’ 발언,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중”
  • “고액연봉도 필요 없다” 워라벨 찾아 금융사 짐싸고 나오는 MZ들
  • '연봉 7000만 원' 벌어야 결혼 성공?…실제 근로자 연봉과 비교해보니 [그래픽 스토리]
  • 오늘의 상승종목

  • 07.05 13:48 실시간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77,848,000
    • -6.64%
    • 이더리움
    • 4,141,000
    • -9.45%
    • 비트코인 캐시
    • 442,800
    • -13.6%
    • 리플
    • 577
    • -11.09%
    • 솔라나
    • 180,500
    • -6.62%
    • 에이다
    • 476
    • -14.54%
    • 이오스
    • 663
    • -14.78%
    • 트론
    • 176
    • -2.76%
    • 스텔라루멘
    • 114
    • -10.24%
    • 비트코인에스브이
    • 49,160
    • -14.5%
    • 체인링크
    • 16,530
    • -12.4%
    • 샌드박스
    • 371
    • -14.52%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