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저우융캉 기소…시진핑, 마오쩌둥 이후 가장 강한 권력 잡게 돼

입력 2015-04-03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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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에 걸친 부정부패 척결운동의 정점

▲저우융캉 전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겸 정법위원회 서기. 블룸버그

중국이 최고지도부에 들었던 인사는 처벌하지 않는다는 금기를 깨고 3일(현지시간) 저우융캉 전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겸 정법위원회 서기를 정식 기소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년에 걸친 전례없는 부정부패 척결운동 끝에 ‘가장 큰 호랑이(고위관리)’인 저우융캉을 잡는 데 성공했다고 이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저우융캉은 후진타오 전 주석 시절 사법부와 경찰 정보부를 관할하는 정법위원회 서기로 막강한 권력을 휘둘렀다. 그는 1999~2002년 쓰촨성 서기로 있으면서 ‘쓰촨방’이라는 인맥관계를 구축했으며 지금은 해체된 중국 국무원 석유부와 석유기업 고위간부 출신으로 구성된 ‘석유방’의 좌장이기도 했다.

시 주석은 취임하자마자 저우융캉의 수족들을 차근차근 잘라낸 끝에 저우 축출에 성공했다. 저우융캉은 1949년 중국 건국 이후 비리 혐의로 기소된 관리들 중 가장 지위가 높다고 FT는 전했다.

저우융캉은 시 주석의 최대 정적인 보시라이와 정치적 동맹관계였다. 보시라이는 지난 2013년 저우에 앞서 부정부패 혐의로 재판에서 무기징역과 정치권리 종신 박탈이라는 중형을 받아 현재 감옥에 있다.

중국 공산당은 지난해 말 저우융캉을 당적에서 박탈했기 때문에 사법처리 결과만 남은 상태다. 이르면 다음달 저우 재판이 시작될 예정이며 보시라이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재판이 생중계될 것이라고 FT는 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룸버그

저우융캉 숙청이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면서 시 주석은 중국에서 마오쩌둥 이후 가장 강한 권력을 잡게 됐다는 평가다. 부패 척결이라는 명분과 함께 권력을 공고히 하는 실리를 챙긴 것이다.

덩샤오핑 이후 시 주석의 전임자인 장쩌민과 후진타오 시기 중국은 정치국 상무위원 9인의 집단지도체제였다. 권력이 지나치게 한 사람에 몰리는 것에 따른 폐단을 경계한 것이다. 또 장쩌민과 후진타오는 당 원로들의 입김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었다. 장쩌민은 덩샤오핑의 압박에 못 이겨 자신(상하이방)과 정치적 계파가 다른 후진타오(중국공산주의청년단)를 후계자로 꼽았다. 후진타오는 지난 2002년 당 총서기에 올랐으나 군권을 전임자로부터 받은 것은 그로부터 2년이 지나서였다.

그러나 시진핑은 주석에 오르기 전 해인 2012년 당 총서기 취임과 동시에 군권을 장악했다. 또 권력을 잡자마자 부정부패 척결운동과 함께 각종 영도소조(태스크포스)의 조장을 맡아 정책 결정까지 주도하면서 집단지도체제가 아닌 사실상의 1인 지배체제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아이러니한 것은 저우융캉이 이런 시진핑의 1인 지배체제에 일조했다는 것이다. 시 주석 시기 공산당 상무위원은 종전 9명에서 7명으로 줄었다. 당시 표면적인 이유는 의사결정 과정을 보다 신속하게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외교 소식통들은 저우융캉이 상무위원과 정법위원회 서기라는 막강한 자리에 있으면서 전횡을 일삼고 심지어 보시라이와 함께 정권전복까지 시도하자 놀란 당이 상무위원 수도 줄이고 권한도 축소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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