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LG ‘코드제로’ 탄생 엿보니… 900km 주행 시험 통과해야 합격

입력 2015-04-0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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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분기 코드제로 매출, LG 국내 청소기 전체 매출액 40%대 차지

▲LG전자 창원 2공장 A1동에서는 LG전자 주요 가전제품인 세탁기, 의류 건조기, 스타일러, 청소기, 식기 세척기 등의 제조라인이 모여있다. A1동에 있는 여러 라인 중에 V1, V2 두 개의 라인이 청소기 전용 라인으로 운영 중이다. V1라인은 무선 청소기 ‘LG 코드제로 싸이킹’을, 바로옆 V2라인은 ‘LG 코드제로 핸디스틱’과 ‘LG 코드제로 침구킹’을 생산한다.(사진=LG전자)

‘덜커덕 덜커덕’ 여기저기서 둔탁한 소리가 들렸다. 청소기는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끊임없이 문턱을 넘어서고 있었고, 아파트처럼 층층이 쌓인 좁은 상자 공간에는 로봇청소기가 온 모서리를 돌고 있었다.

지난 3일 경남 창원시에 위치한 LG전자 창원 2공장을 찾았다. 창원 2공장은 LG전자 주요 가전제품인 세탁기, 의류 건조기, 스타일러, 청소기, 식기 세척기 등의 제조라인이 모여는 곳이다. 신뢰성 시험동 2층에서는 품질 테스트 중인 청소기들로 가득했다. 이곳에서는 LG전자 연구원들이 청소기 주행 수명 시험, 단차 주행 시험, ‘로보킹’ 수명 시험 등을 한다.

신뢰성 시험동 2층 입구에서 가장 먼저 보이는 주행 수명 시험장은 마룻바닥과 카펫 등 실제 집안 바닥과 동일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 연구원들은 이곳에서 ‘LG 코드제로 싸이킹’과 ‘LG 코드제로 핸디스틱’의 주행을 테스트한다. LG 청소기를 500시간 이상 지속적으로 사용해도 청소기 모터와 각종 부품이 문제없이 잘 작동되는지를 시험한다.

이차욱 LG전자 세탁기 개발 품질보증팀 과장은 “청소기가 500시간 동안 주행할 경우 거리로 환산하면 최대 900km에 이른다”며 “이는 서울과 부산을 왕복하는 거리”라고 말했다.

바로 옆으로 이동하면 단차 주행 시험장이 있다. 이곳은 사용자가 청소기를 끌고 다니면서 사용할 때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충격에 대한 내구성을 점검하는 곳이다. 문턱과 같이 튀어나온 곳을 넘어다니며 청소기 본체가 문턱에 부딪혀 받는 충격 등을 점검한다. 장애물 때문에 실제 발생 가능한 청소기 바퀴 빠짐, 내부 부품 파손, 전선 끊어짐 등의 현상이 어느 정도의 악조건에서 발생하는지를 테스트한다. 덕분에 6년 이상 사용하더라도 내구성에 문제없는 청소기가 탄생된다.

단차 주행 시험장 옆의 ‘로보킹’ 수명 시험장 역시 흥미로운 곳이다. 연구원들은 관제실CCTV 화면을 통해 수명 시험장에서 청소와 충전을 반복하며 돌아다니는 ‘로보킹’의 동선과 이상 동작 여부를 모니터링한다. CCTV 수십개를 모아놓은 화면에는 쉴 새 없이 돌아다니는 로봇청소기의 모습이 가득했다.

이같은 꼼꼼한 품질 테스트 덕분일까. 코드제로 핸디스틱 청소기는 작년 9월 출시 후 3개월도 지나지 않아 누적 판매 1만대를 넘어서며 청소기 업계에 돌풍을 일으켰다. 올해 들어서는 월 평균 판매량 1만대를 돌파했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코드제로 무선 청소기 전체 매출은 LG전자 국내 청소기 매출액의 40%대를 차지했다. 이는 작년 상반기 기준 20%대에 비해 2배 가량 늘어난 수치다.

청소기 생산을 맡고 있는 김철융 상무는 “생산성을 높인 제조라인과 엄격한 테스트를 진행하는 신뢰성 시험동은 ‘LG 코드제로’의 완벽한 품질을 책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LG전자는 효율적인 생산공정을 위해 협력회사에서 미리 조립된 반제품 형태의 청소기 모듈을 창원 2공장으로 들여와 추가 조립하는 ‘모듈화 생산’ 방식을 채택했다. 현재 내수용과 수출용 ‘LG 코드제로’ 청소기 모두를 한국에서 생산된다.(사진=LG전자)

발걸음을 옮겨 생산라인으로 향했다. 창원 2공장 A1동에 있는 여러 라인 중에 V1, V2 두 개의 라인이 청소기 전용 라인으로 운영 중이다. LG전자는 생산성과 품질의 극대화를 위해 주간에 생산을 집중하고 있다. LG전자는 효율적인 생산공정을 위해 협력회사에서 미리 조립된 반제품 형태의 청소기 모듈을 창원 2공장으로 들여와 추가 조립하는 ‘모듈화 생산’ 방식을 채택했다. 현재 내수용과 수출용 ‘LG 코드제로’ 청소기 모두를 한국에서 생산된다.

LG전자가 지난해부터 코드제로 라인업을 늘리면서 청소기 생산물량도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봄, 가을 혼수 구매 시즌을 앞둔 4월과 9월경에는 청소기 생산 물량이 월 평균대비 20% 이상 증가하면서 LG전자는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혁신 활동을 전개했다. 지난해 도입한 자동 포장 설비가 대표적인 사례다.

자동 포장 설비는 청소기에 들어가는 호스, 노즐, 파이프 등의 액세서리들이 올바르게 포장되는지 검사하는 시스템이다. 바코드로 액세서리 수량 등을 파악하고, 카메라와 자동저울로 박스에 투입된 액세서리들이 제대로 포장이 되는지 모니터링한다. 내용물이 빠졌거나 무게가 미달인 포장박스들은 자동으로 생산라인에서 빠져 나온다.

박인석 제조담당 부장은 “작년 상반기에 청소기 생산라인에 포장을 자동으로 해주는 설비를 새로 들여와 생산성을 약 34% 높였다”며 “덕분에 각각의 포장 공정마다 필요하던 기존 작업 인력들을 다른 생산라인에도 배치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현장에서 LG전자가 준비중인 재미있는 아이템도 만날 수 있었다. 코드제로 싸이킹을 어깨에 매고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백팩(back pack) 액세서리를 깜짝 공개한 것. 이 액세서리는 전원 코드가 없어 이동에 제약이 없는 코드제로 청소기의 장점을 극대화했다.

청소기를 가방처럼 등에 멜 수 있어 비좁고 복잡한 공간에서도 쉽게 이동하며 청소하는 게 가능하다. 예를 들어 계단이 많은 장소, 책걸상이 많은 교실 등에서 이 액세서리가 유용하다. 백팩 액세서리의 구체적인 출시 일정과 가격대는 미정이다.

▲LG전자는 코드제로 싸이킹을 어깨에 매고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백팩(back pack) 액세서리를 준비하고 있다. 이 액세서리는 청소기를 가방처럼 등에 멜 수 있어 비좁고 복잡한 공간에서도 쉽게 이동하며 청소하는 게 가능하다.(사진=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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