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전환대출' 혜택을 본 대출자가 34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승인금액으로 따지면 34조원에 달한다. 가계의 금리 변동위험을 최소화하고 금융권의 대출구조를 개선시켜 가계부채 위험성을 낮췄다는 평을 받고 있다.
5일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 진행된 안심전환대출 2차 판매에 15만6000명의 신청자가 몰렸다고 밝혔다. 접수금액은 14조1000억원이다.
지난달 24일부터 27일까지 나흘간 진행된 1차 판매 집계분(18만9000명, 19조8000억원)을 더하면 총 34만5000명이 33조9000억원 혜택을 봤다.
2차 신청규모가 20조원 한도를 미달한 만큼 요건이 충족된다면 모두 안심전환대출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 관계자는 "2차 판매를 마지막으로 안심전환대출 공급을 종료한다"며 "주택금융공사 재정 여력 등을 감안해 더 이상 운용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심전환대출이란 현재 변동금리를 적용받거나, 원금을 갚지 않고 이자만 내는 주택담보대출을 낮은 고정금리의 장기 분할상환대출로 바꿔주는 상품이다.
보름여간 안심전환대출은 그야말로 '광풍'이있다. 금리가 낮은데다 중도상환수수료도 면제된다는 소식에 연일 은행 창구에는 고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연간으로 설정한 20조원 한도가 단 나흘만에 소진되자 금융위는 서둘러 20조원을 추가편성하고 곧바로 2차 판매에 들어갔다.
금융위는 이번 안심전환대출로 공급으로 고정금리, 분할상환 비중이 약 7∼8%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분할상환의 특성상 매년 약 1조원 수준의 가계부채 총량이 감축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향후 금리 상승시에도 이자부담을 덜어줘 가계의 소비 여력이 유지될 것"이라며 빚은 "'빚은 처음부터 나눠 갚아나가야 한다'는 바람직한 금융관행을 형성하는데도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판매과정에서 잡음도 있었다. 실질적 도움이 필요한 2금융권 및 고정금리 대출자들이 '역차별'을 받고 있다면 자신들도 판매대상에 올려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금융위는 상환 능력과 제도 취지를 감안해 '불가'방침을 내리고 그 대신 서민금융 대책을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은행들의 수천억원에 달하는 손실 가능성도 논란거리였다. 안심전환대출은 은행이 주택금융공사에 대출자산을 양도하는 대신 주택금융공사가 발행하는 주택저당증권(MBS)을 인수하는 구조다.
은행들은 연 3%대의 주택담보대출 이자 대신 수수료가 2% 초반대인 MBS를 사들여야 하기 때문에 수익이 줄어든다. 증권가에서는 은행권 최대 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논란을 의식한 듯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 3일 20개 은행장들과 금요회를 갖고 "은행들의 대출구조를 개선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고 강조했다.
다만 금융위는 은행들의 MBS 보유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금융당국과 주금공, 은행연합회, 시중은행으로 구성된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시장동향을 점검할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MBS가 원활하게 발행될 수 있도록 다양한 매각방안 등을 검토하는 등 시장안정을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