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좌를 차지하기 위한 길었던 여정은 모비스의 챔피언 3연패로 끝이 났다.
울산 모비스는 4일 열린 2014-2015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7전 4선승제) 4차전에서 83-71으로 동부를 꺾으며 정상에 올랐다. 챔피언 결정전에서 단 1승도 내주지 않으며 프로농구 사상 최초로 3연속 챔피언에 오르는 저력을 발휘했다.
모비스의 챔피언 등극에는 외국인 선수 라틀리프(26)의 활약과 이를 뒷받침해 주는 국내 선수들의 호흡이 빛을 발했다. 라틀리프(20.11)는 이번 시즌 정규리그 득정 2위에 오르며 폭발적인 화력을 과시했다. 라틀리프가 막힐때는 문태영(37)과 양동근(34)이 화력 지원해 모비스는 막강한 공격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챔피언 결정전 4차전에서도 라틀리프가 14득점, 양동근 22득점, 문태영 20득점을 몰아 넣어 동부를 완벽히 제압했다.
그러나 모비스는 우승의 기쁨이 가시기도 전에 다음 시즌 준비에 나섰다. 문태영이 자유계약 선수 자격(FA)을 얻으면서 팀에 남는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 국내 선수 중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린 문태영(득점 평균 16.92)에게 모든 구단이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모비스는 문태영을 높은 연봉으로 잡아둘 수 없어 문태영이 구단에 대한 애정으로 잔류하기를 희망할 수밖에 없다.
한국프로농구연맹(KBL)이 이번 시즌부터 적용하는 외국인 선수 규정도 문제다. KBL은 이번 시즌부터 외국인 선수 규정을 변경해 팀당 2명씩 배정되어 있는 외국인 선수 중 적어도 한 명은 신장 193cm이하일 것으로 규정했다. 제도 변화와 함께 KBL은 각 구단이 기존 외국인 선수와 재계약하는 것을 막았다. 모비스는 더 이상 라틀리프의 화력을 지원받을 수 없다.
유재학(52) 감독은 “양동근, 함지훈, 문태영에 막강한 화력을 지닌 외국인 선수가 중심이 되는 농구가 아니라 팀 전체가 균형적인 공격을 할 수 있는 농구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당장 새로운 외국인 선수 찾기에 나서야 하는 유재학 감독은 “장신의 선수가 아니더라도 코트를 휘저으며 중심도 파고들고, 외곽슛도 던지는 선수를 찾아보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