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장 이중구조 심화되는데…멀어지는 ‘노사정 대타협’

입력 2015-04-06 10:00 수정 2015-04-06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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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정규직과 다른 근로자 간의 고용조건 격차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300인 이상 기업체 상용근로자의 임금상승률은 전체 근로자의 두 배에 달하며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의 상대임금 수준은 5년래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이른바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가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위한 노사정 논의는 노동계의 대화 불참 선언으로 제자리 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6일 김복순 한국노동연구원 책임연구원이 내놓은 ‘2014년 임금 동향 및 2015년 임금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고용노동부에서 발표하는 ‘사업체노동력조사’를 통해 상용근로자의 사업체 규모별 임금상승률을 분석한 결과, 작년 300인 이상 사업장 상용근로자 임금상승률은 5.3%로 전체 사업체의(2.4%의) 두 배를 웃돌았다. 반면, 100~299인 규모 중소사업체의 임금상승률은 전년보다 5.1%포인트 감소하면서 마이너스(-1.2%)를 기록했다.

전체 근로자의 임금상승률은 2012년 5.3%, 2013년 3.8%로 300인 이상 사업장보다 각각 1.8%, 0.2%포인트 높았지만 지난해 들어 상황이 반전된 것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간의 임금 격차도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에 따르면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의 상대임금 수준은 2013년 56.1%에서 작년 55.8%로 줄었다. 2009년 54.6%이후 5년 만에 최저치다.

김 연구원은 “비정규직의 상대임금수준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인 60%대를 회복하지 못한 채 50% 중반 수준에서 장기간 정체돼 있다”면서 “이는 비정규직 임금상승률이 정규직의 임금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한 데서 비롯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 격차가 뚜렷해지고 있지만 노동시장 양극화 해소를 위한 노사정 논의는 좀처럼 실마리가 풀리지 않은 모습이다.

김대환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3일 노사정 대타협과 관련한 긴급 브리핑을 열고 “정년연장, 통상임금, 근로시간 단축 등에서는 어느 정도 의견 접근을 이뤘지만 저성과자 해고요건 완화, 비정규직 사용 기간 연장 문제 등에서는 견해 차를 좁히지 못했다”고 밝혔다.

노사정위원회는 그간 통상임금 등 소위 3대 현안 협상에 주력해왔지만 당초 노사정 결판의 핵심인 비정규직 문제 등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에서는 의견차가 팽팽해 별다른 성과를 얻어내지 못했다.

노사정 대표 4명 작년 12월에 정한 합의 시한인 지난달 31일부터 3일 새벽까지 연일 밤샘 마라톤 회의를 통해 주요 쟁점을 조율한 결과 노사정이 합의문까지 작성했음에도 노동계가 상정 직전 협상을 무력화하고 결국 한국노총이 논의 불참을 선언한 것도 일반해고와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노동계 내부의 반발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사정은 협상을 재개하기 위해 주말에도 물밑 접촉을 이어갔지만 논의를 이어가지는 못해 경색된 분위기는 좀처럼 풀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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