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가계부채 미봉책 ‘안심전환대출’

입력 2015-04-06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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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현 금융시장부 기자

34만5000명. 33조9000억원. 1인당 9800만원 대환.

보름여간 ‘안심전환대출’이 남긴 흔적이다. 한푼이라도 더 싼 대출금리를 찾는 사람들은 연일 은행 창구로 몰렸고, 실질적 도움이 필요한 2금융권 대출자들은 자신들도 판매 대상에 포함시켜달라며 아우성을 쳤다. 정치권까지 나서 추가 판매를 촉구했을 정도니 그 열기가 가히 짐작할 만하다.

그러나 아직 안심전환대출이 성공했다고 평하기는 이르다. ‘금리 리스크를 낮춰 가계부채 질을 개선하겠다’라는 정부의 큰 그림은 ‘칭찬’받아 마땅하나 제도만 놓고 보자면 미봉책에 불과하다. 점수로 따지자면 50점이다.

우선 이번 안심전환대출 승인 금액은 33조9000억원이다. 1060조 가계대출의 3%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분할상환으로 얻는 효과는 연간 1조원의 가계부채 총량 감소밖에 되지 않는다.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하된다면 오히려 그 효과가 상쇄될 수도 있다. 안심전환대출을 시작으로 가계부채를 해소할 후속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책의 일관성이다. 정책 엇박자로 인해 고정금리 대출자들이 피해를 보고, 모럴해저드까지 논란이 되고 있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는 정부에 대한 불신으로까지 연결될 수 있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대출자들의 상환능력을 높이는 것이 시급하다. 안심전환대출을 계기로 일자리 및 임금인상이 거론되고 있는 이유다. 단적으로 정부는 안심전환대출이 금리 리스크를 낮춰 가계소비를 촉진시킬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지만 반대로 원금상환에 대한 부담 때문에 소비 여력이 축소될 수도 있다.

안심전환대출은 이제 시작이다. 가계부채 개선을 위한 첫 걸음에 지나지 않는다. 정부는 경제 정책의 일관성을 통해 금리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임금인상 등을 포함한 가계부채 해결의 근본적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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