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철기 PD가 말하는 ‘복면가왕’ “섭외가 잘 안되면요? 그 땐 프로그램 문 닫아야죠”

입력 2015-04-06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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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철기 PD가 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신사옥에서 열린 MBC 예능프로그램 ‘복면가왕'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최유진 기자 strongman55@)

‘일밤-복면가왕’의 열기가 심상치않다. 전작인 ‘일밤-애니멀즈’ 마지막회 시청률인 2.5%(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보다 3.6%P 상승한 6.1%를 첫 회 방송에서 기록했다. ‘복면가왕’은 가수부터 배우까지 계급장을 뗀 8인의 스타가 특수 제작된 가면을 쓰고 무대에 올라 오직 가창력만으로 평가받는 토너먼트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지난 설연휴 파일럿으로 편성돼 시청자들의 높은 지지를 받아 정규 편성까지 됐다.

2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신사옥에서 열린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복면가왕’ 제작발표회에서는 눈에 띄는 한 인물이 있었다. 빨간색 트레이닝 복 차림에 예능프로그램에서 벌칙을 받을 때나 볼법한 타이거 복면을 쓰고나온 한 남자. 바로 그는 ‘복면가왕’을 연출한 민철기PD였다. 그는 “저희 프로그램의 정체를 위해 가면을 썼다. 지난 파일럿 프로그램 때 가면을 쓰고 대기실에 들어갔다가 통편집으로 날려버렸다”며 웃었다.

민PD가 ‘복면가왕’을 만들게 된 계기는 카페나 술집같은데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이 노래 누가 불렀을까’ 궁금해했던 경험에서 기인된 것이다. “‘복면가왕’은 노래를 잘하고 못하고의 대결이 아니라 ‘저 목소리의 주인공이 누굴까’ 개성있는 목소리, 감성 전달이 잘 되는 풍부하고 다양한 목소리들이 편견이 없는 상태에서 들었을 때 과연 어떤느낌일까 궁금해서 만든 프로그램이에요. 단지 더 극적으로 보이기 위해 대결이라는 장치를 쓴 것 뿐이죠. 절대 노래를 잘하는 가왕을 뽑으려고 한 것이 아닙니다.”

‘복면가왕’은 총 8명의 출연자가 나와 1라운드 듀엣곡 대결, 2라운드 솔로곡 대결, 결승에 진출한 마지막 2명이 가왕전을 펼쳐 복면가왕을 꼽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1회가 2주로 나뉘어 방송되긴 하지만 1회 당 8명의 출연자가 나오다보니 캐스팅의 어려움이 우려도 됐다. 이에 민PD는 오히려 자신감을 보였다.

“섭외는 사실 쉽다고 보면 쉽고 어렵다고 보면 어려워요. 일단 인터넷과 주변 지인들, 그동안 방송하면서 쌓아왔던 인맥을 총 동원해서 노래를 감성이 풍부하게 잘하시는 분, 매력있는 분들 위주로 섭외하고 있어요. 설특집 파일러승로 나가고 나서 알려지니 섭외도 잘 되고 있어요.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지만 훗날 섭외가 잘 안되면 그 땐 프로그램 문 닫아야죠.(웃음)”

“원래 기획의도는 일반인이던 연예인이던 할 것 없이 계급장을 떼고 붙자는 것이었죠. 그런데 프로그램 초반이라 아직 일반인을 넣는게 부담스러운거죠. 제가 바라는 이상적인 방향은 이 프로그램이 자리를 잡아서 나중에는 섭외의 폭이 확장되고, 그래서 시청자분들도 그걸 받아들이실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일반인도 용기를 내 설 수 있는 그런자리로 섭외의 폭을 확장시켜 나가고 싶어요.”

‘복면가왕’에서 가장 중요한 건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복면’이다. 첫 회에도 화려한 가면들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 복면의 화려함도 물론 중요하지만 복면을 쓰면서 노래를 불러야 하기에 ‘복면가왕’의 가면들은 모두 특수제작된다.

“처음엔 저희도 복면을 간단하게 생각했죠. 제가 쓰고 있는 이 가면이 MBC 소품실에 10년 째 있는 벌칙가면이에요. 그런데 이걸 쓰고 노래를 하려니 불편한거에요. 그래서 메이크업이 지워지지 않고, 풀었을 때 헤어에 손상을 주지 않고, 노래하는데도 불편함이 없는 가면을 특수 제작했어요. 가면 디자인은 가급적 새로운 캐릭터를 부여하려고 해요. 좋은 아이디어 있으시면 홈페이지에 시청자 의견 달아주세요. 적극 반영하겠습니다.”

‘복면가왕’도 관객이 있는 가운데 진행되는 녹화방송인 만큼 스포일러에 각별한 신경이 필요한 프로그램이다. 이에 대해 민PD는 “저희는 관객을 믿고, 스태프들을 믿는다. 믿지 않으면 생방송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는데 저희 프로그램을 사랑해주시고 관심있게 봐주시는 만큼 지켜주시리라 생각하고 믿고 가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첫 방송 직후 노을 강균성이 1라운드에서 부른 ‘대낮에 한 이별’이 포털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고 있다. 파일럿 프로그램 때는 음원이 따로 출시되지 않았지만 음악 예능 프로그램인 만큼 음원이 나오는 지 팬들의 관심이 모이는 것은 당연하다. 이에 민PD는 “공연 원본영상을 음원사이트에 공개하는 것은 생각 중”이라며 “아직은 여러 상황상 음원 공개는 힘들 것 같다”고 답했다.

30분간 진행된 질의응답시간동안 답답할 법한데 민PD는 끝까지 복면을 벗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내건 시청률 목표에 도달하지 않으면 복면을 벗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를 보였다. “제 개인적으로는 한 20%정도 생각하고 있어요. 복면을 벗지 않겠다는 얘기죠. (웃음) 상대 프로그램이 너무 쎄다보니 7~8%만 나와도 만족할 것 같아요. 어려운 수치라는 거 잘 알지만 시청률은 프로그램을 존재할 수 있게 해주는 힘이기 때문에 잘 나왔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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