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끝날 것 같지 않았던 겨울이 지나고 어느새 완연한 봄이다. 연초 한 때 1800선을 오가며 투자자들을 불안감에 떨게 했던 코스피지수도 어느덧 2050선까지 회복하며‘박스피(박스권+코스피)’ 탈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지난 1분기 코스피 지수 상승을 이끈 것은 글로벌 유동성에 기댄 외국인들이었다. 유럽의 대규모 양적 완화 정책 시행으로 국내 증시에서도 외국인 주도의 유동성 장세가 펼쳐진 것이다.
종목별로는 중ㆍ소형주의 약진이 두드러진 모습이었다. 특히 내수부양 관련주와 의약품 등 테마주가 부각되는 모습이었다.
전문가들은 1분기 코스피 지수의 상승세가 2분기에도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외국인 매수세 유입이 당분간 지속되면서 양호한 수급 상황이 펼쳐질 것이란 분석에 따른 것이다 .다만 1분기 국내 기업들의 실적 발표 결과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고맙다, 외국인”…코스피, 연이은 신기록 행진
올해 초 국제유가 급락으로 장중 1880선까지 위협받으며 불안한 출발에 나섰던 코스피는 외국인들의 ‘바이 코리아’에 힘입어 우상향의 흐름을 보이며 1분기를 마무리했다.
특히 시가총액기준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거래대금과 분기별 상승 폭 또한 2년여 만에 최대를 기록하는 등 신기록을 쏟아냈다.
7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코스피는 2041.03으로 장을 마치며 지난해 말 대비 125.5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13년 3분기(133.6포인트) 이후 분기별 최대 상승 폭이다.
지수 상승과 함께 삼성SDS, 제일모직 등 대형 우량주의 기업공개(IPO)가 잇따르면서 지난달 25일 유가증권시장의 전체 시가총액이 1272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거래도 활발해 지는 모습이었다. 일평균 거래대금이 4조7000억원으로 2012년 1분기(5조9000억원) 이후 최대 수준을 기록한 것.
이처럼 코스피 시장이 활황세를 보인데는 외국인의 역할이 컸다. 지난 해 9월 이후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3조4000억원 가량을 순매도 했던 외국인은 올해 2월 이후 순매수로 포지션을 전환하며 1분기 중 조200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같은 기간 기관은 3조원, 개인이 1조4000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순매수에 나선 것은 유럽중앙은행(ECB)의 대규모 양적 완화 정책 시행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 2월 유럽계 자금은 약 5100억을 순매수하며 3개월 만에 포지션을 전환에 나서는 모습이었다.
외국인의 활약과 함께 1분기 유가증권시장에서 두드러진 특징은 중ㆍ소형주가 강세를 보였다는 점이다. 중형주와 소형주의 1분기 주가 상승률은 각각 15.7%, 20.7%에 달한 것이다.
업종별로는 증시 활황에 힘입어 증권업종이 주목을 받았으며 건설ㆍ의약품ㆍ화학업종도 강세를 보였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증권업종 지수가 3일 기준 2493.44를 기록해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1761.17) 대비 41.58% 뛰었다. 이는 전체 업종 가운데 가장 높은 지수 상승률이다.
같은 기간 바이오주 열풍에 의약업종이 32.23% 이상 상승했으며 부동산 경기 회복으로 건설업도 27.72%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화학(22.92%), 음식료품(22.21%) 기계(6.20%) 전기전자(5.92%) 유통업(4.68%) 전기가스업(4.61%) 금융업(0.89%) 등도 상승세를 보였다.
◇이번에 오른다 vs 또 다시 박스피 회귀…“1분기 실적이 변수”
1분기 따뜻한 봄을 맞기 위한 만반의 준비가 갖춰지면서 2분기 증시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1분기 국내 상장 기업들의 실적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특히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외국인들의 ‘바이 코리아’가 이어지면서 수급 측면에서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유럽계 자금의 본격적인 이동이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며 3월 중순 이후 신흥국으로의 자금 유입이 관찰된 만큼 향후 유입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조심스럽지만 기업들의 실적개선이 이뤄지면서 코스피지수가 2011년 사상 최고치(2231.47) 근처까지 뛰어오를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상장사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8% 늘어날 전망”이라며 “코스피지수가 2200~2300선을 돌파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센터장 또한 “2012~2014년에 코스피의 PBR(주가순자산비율) 평균이 1.10배인데 현재는 1.08배 수준”이라며 “올해 PBR이 1.10을 넘어선다고 가정할 때 코스피 상단 목표치로 2200선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지나친 낙관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이외 유로존까지 경기 회복이 가시화되고 선진국 중심으로 국제유가하락의 긍정적 영향이 반영될 향후 주식시장 전망은 낙관적”이라면서도 “달러 강세로 인해 수출주의 실적 악화 등이 예상됨에 따라 2분기는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1분기 실적이 무난한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는데는 의견을 같이하며 2분기 실적 개선 업종에 따른 업종별 대응에 나설 것을 주문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전년 대비 큰 폭으로 늘어날 업종은 통신업(흑자전환), 운수창고(199.17%), 화학(65.00%), 전기가스(59.11%), 자동차 등 운수장비(51.80%)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음식료품(34.63%), 의약품(26.06%), 증권(25.43%), 건설업(10.21%) 등 1분기 양호한 흐름을 보였던 업종들이 실적 역시 호조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