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덱스는 7일(현지시간) 네덜란드 물류업체 TNT익스프레스를 44억 유로(약 5조2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페덱스는 TNT 인수 배경에 대해 유럽 시장 공략을 강화로 내세웠다. 현재 유럽시장은 글로벌 배송업체인 DHL과 UPS가 주도하고 있다. 유럽시장에 제대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현지에 근거지를 둔 업체가 필요했고, TNT가 제격이었던 셈이다.
프레드 스미스 페덱스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TNT 인수 결정은 미 달러화 강세, 국제유가 하락 영향을 많이 받았다”면서 “유럽중앙은행(ECB)이 집행하고 있는 양적완화(QE) 정책을 통해 유럽경제가 활력을 되찾고 있는 것 역시 인수 결정에 주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페덱스와 TNT는 인수 소식을 알린 후 투자자들을 설득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섰다고 FT는 전했다. 지난 2013년 UPS가 52억 유로 금액으로 TNT를 인수하려고 했으나, 유럽의 독점규제에 발목을 붙잡혀 결국 인수를 포기한 바 있다. 페덱스가 세계 3위의 배송업체인만큼 또 다시 인수가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감을 사전에 차단한 것이다.
크리스틴 리차드 페덱스 법률고문은 “페덱스가 유럽의 승인을 획득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TNT 측 역시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안토니 베리스 TNT 감독이사회 회장은 “(UPS 사례와 비교했을 때) 훨씬 간단하고 보완적”이라며 “유럽위원회의 승인에 대해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3년 기준 자료를 바탕으로 유럽배송시장 점유율을 살펴보면 DHL 19%, UPS 16%, TNT 12%, 페덱스 5%로 각각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페덱스가 유럽시장뿐만 아니라 날로 성장하고 있는 전자상거래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사업 구성의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기준 전자상거래 규모는 1조3160달러로 오는 2018년에는 이 규모의 두 배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소량 배송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TNT 인수를 통해 대응책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업계 전문가는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전자상거래가 성장시장인 것은 틀림없지만, 외국 기업이 처음부터 소량 수송네트워크를 구축하는데는 큰 비용이 든다”면서 “배송업계에서 이번 페덱스-TNT의 M&A가 유효하다는 판단을 내리면 이 같은 유사한 움직임이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페덱스와 TNT의 인수합병 소식이 전해진 후 두 업체의 주가는 큰 폭으로 뛰었다. 페덱스는 뉴욕증시에서 2.69% 오른 171.16달러를, TNT는 28.1% 급등한 7.69유로를 각각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