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가해자는 폭행을 당한 피해학생 뿐만 아니라 그의 가족들이 받은 정신적 고통까지 배상해야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대구지법 민사19단독 성기준 판사는 학교폭력 피해자 중학생 A 군이 가해 학생 B 군의 가족과 대구광역시교육청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8일 밝혔다. 이 판결이 확정되면 B 군의 부모는 A 군의 치료비와 위자료 1400만원 외에도 A 군의 부모에게 400만원, 동생에게 1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
성 판사는 "(의료기록에 따르면) A 군의 치료비는 상해와 무관한 정신과 치료 등에 관한 것이 아니라, 상해 때문에 정신적인 충격을 받아 정신건강의학과 영역의 치료를 받아왔음을 알 수 있고 산정 기준을 달리해야 할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교육청의 배상책임 부분에 대해서는 "개학 직후부터 상해가 발생하기 이전까지 중학교 교장은 학생과 학부모를 상대로 여러 차례 학교폭력에 대한 예방지도를 실시했고, 담임교사들 역시 여러 차례 예방지도 등을 실시했던 점 등이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B 군은 2012년 11월 학교 휴식시간에 주먹으로 A 군의 얼굴을 폭행해 코뼈 골절 등의 상해를 입혔고, A 군은 이후 물리적 상처 외에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었다. A 군과 부모는 "치료비 외에 가족들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