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어느 날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 빌 게이츠는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렌 버핏에게 가장 좋아하는 경영 관련 서적 1권을 추천 받게 된다. 워렌 버핏이 빌 게이츠에게 추천한 경영 서적은 존 브룩스의 <경영의 모험>(존브룩스, 쌤앤파커스)이라는 책이었다. 빌 게이츠는 워렌 버핏이 가장 좋아하는 경영서라며 빌려준 이 책을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2014년 여름, 빌 게이츠는 자신의 홈페이지와 <월스트리트저널>에 내가 읽은 최고의 경영서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하면서 “초판이 나온 지 40년도 더 지났고 워렌 버핏에게 책을 빌린 지 20년도 더 된 <경영의 모험>은 내가 지금까지 읽은 최고의 경영서”라고 말하기에 이른다. 뿐만 아니라 빌 게이츠는 <경영의 모험>의 재출간을 돕기 위해 팀까지 만들어 존 브룩스의 아들을 찾고, 결국 43년 만인 2014년에 책을 다시 살려내기도 했다.
빌 게이츠가 <경영의 모험>에 이토록 감명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1969년에 처음 출간된 <경영의 모험>은 <뉴요커>의 저널리스트인 존 브룩스가 쓴 책으로, 그는 이미 비즈니스와 금융에 관한 뛰어난 글로 많은 언론에서 압도적이라는 평가를 받아 온 인물이다. <경영의 모험>에는 주식 시장, 세금, 신제품 개발, 기업 협력과 같은 경영의 역사에 깊이 각인된 흥미진진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기업가 본연의 정신과 기업 내부 소통 문제처럼 시간이 흘러도 쉽게 풀리지 않는 상징적인 사건들이 다양하게 담겨 있다.
책에 수록된 총 12편의 에피소드는 크게 세 가지 주제로 나뉜다. 5편은 ▲포드자동차회사의 신차 개발 프로젝트 ▲제록스라는 혁신 기업의 탄생 과정 ▲기업가 정신의 본질 ▲기업 조직에서의 소통 문제 등에 관한 상세한 사례들을 소개한다. 다른 5편은 ▲급격한 주가 변동 ▲투자자 보호 문제 ▲내부자 주식 거래 ▲주가 조작 ▲주주총회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 등 증권 시장 관련 주제들로 구성, 인간의 탐욕과 좌절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나머지 2편은 소득세를 둘러싸고 첨예하게 맞서는 주장들과 파운드화의 평가 절하를 둘러싸고 벌어진 국제적 공조 등을 다룬다.
<경영의 모험>은 다채로운 12개의 에피소드들로 성공을 향한 무모한 도전과 돌이킬 수 없는 실패 속에서도 불멸의 가치를 찾는 모험을 멈추지 않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며 우리가 참조할 만한 이정표를 찾아내 제시한다. 포드자동차회사의 에드셀 이야기에서는 실패한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어떤 장엄함에 대해 전하기도 하며, 제너럴일렉트릭의 가격 담합 사건을 통해서는 자기 자신과의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근원적인 문제를 고찰하기도 하는 것.
<경영의 모험>이 시간이 흐른 오늘날까지도 생생한 느낌을 전해주고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리는 이유는 각 이야기들이 깊이와 넓이에서 완벽한 균형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경영인이나 현재 비즈니스 현장에 몸 담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도 예상치 못한 즐거움에 빠져들게 된다. 비즈니스의 영광과 고난의 역사가 집약된 <경영의 모험>은 기업 경영과 가치 창출은 인간과 수많은 인간적인 관계를 통해 실현될 수 있음을 강조하며, 기업을 경영하고 가치를 창조하는 원칙들은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전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