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협상 타결로 대이란 제재 완화 기대가 커진 가운데 중국이 첫 번째 수혜자가 될 전망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0일 파키스탄을 방문할 때 중국이 이란과 파키스탄을 잇는 천연가스관 공사 수주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8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시 주석은 이번 계약을 통해 동맹인 파키스탄의 인프라 발전을 돕겠다는 약속을 지키겠다는 의사를 표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전했다. 자금이 부족하고 테러로 얼룩진 파키스탄은 대규모로 투자하겠다는 국가가 없어 어려움을 겪어왔다. 시 주석은 오는 10일 파키스탄을 방문할 예정이다.
‘평화의 파이프라인’이라고 명명된 가스관은 이란, 파키스탄에도 여러 이득을 가져다줄 전망이다. 파키스탄은 가스관을 통해 에너지 부족을 해소할 수 있게 된다. 가스관이 완공되면 파키스탄은 4500메가와트(MW)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가스를 얻게 된다. 이는 파키스탄의 현재 전력 부족분과 맞먹는 수치다.
또 이란은 그동안 소원했던 파키스탄과의 관계를 개선할 수 있다. 그동안 파키스탄이 이란의 오랜 적수였던 사우디아라비아, 미국과의 관계가 좋아지면서 이웃나라인 양국 관계가 평탄하지 않았다.
중국 입장에서는 시 주석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현대판 실크로드)’에 더욱 탄력이 붙을 수 있다. 중국은 운영권을 갖고 있는 파키스탄 과다르항만과 중국의 남서부를 철도와 도로 등으로 연결하는 ‘경제 통로(economic corridor)’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가스관은 과다르항도 경유하고 있다.
이란은 이미 900km에 달하는 가스관 중 자국 쪽 공사는 완공된 상태라며 파키스탄이 나머지 반쪽 공사에 착공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파키스탄은 서구권의 이란 제재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파키스탄은 이란 핵협상 타결이 임박했던 지난 수개월간 중국 측과 접촉해 가스관 공사를 맡아줄 것을 요청해왔다고 WSJ는 전했다. 공사비용은 최대 20억 달러(약 2조18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공사비 가운데 85%는 중국 차관으로 충족하고 나머지는 파키스탄 정부가 감당한다.
이달 초 이란 핵협상 잠정 합의안이 타결되면서 파키스탄은 프로젝트를 가동할 추진력을 얻게 됐다. 합의안에 따르면 이란 에너지 수출이 가장 먼저 제재가 해제될 부문 중 하나다.
누르 무함마드 자드마니 이란 주재 파키스탄 대사는 지난 5일 이란 국영 IRNA와의 인터뷰에서 “이란 핵 협상 타결은 가스관 프로젝트 진행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