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회장 vs 김상열 회장, 금호산업 인수 ‘머니게임’

입력 2015-04-09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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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회장-NH투자증권 연결고리 관심…김 회장 '승자의 저주' 주목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인 금호산업 인수전이 10일 예비실사를 끝내고 본입찰 접수를 시작하는 등 카운트다운에 들어간다. 현재 금호아시아나그룹 재건을 위한 박삼구 회장과 호남지역 신흥세력인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 간의 2파전 양상을 띠고 있다. 여기에 앞서 아시아나항공에 눈독을 들이면서도 전면에 나서지 않았던 다른 대기업이 사모펀드(PEF)와 물밑 짝짓기를 통해 본입찰에 참여할 가능성도 여전히 상존한다.

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 매각 주간사인 산업은행과 크레디트스위스가 10일 예비실사를 끝내고, 28일 오후 3시까지 본입찰 접수를 마감함에 따라 인수 후보들의 완주 여부와 합종연횡이 수면 위로 드러날 전망이다.

시장의 최대 관심사는 박삼구 회장의 자금 동원력과 수십년간 보수적으로 자금을 운영해 온 김상열 회장의 완주 의지에 집중하고 있다. 또 이번 인수전이 국적 항공사를 가진 그룹을 사실상 통째로 살 수 있는 좋는 기회로 당초 인수 의사를 접은 것으로 알려졌던 다른 대기업들의 물밑 움직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회장은 자금조달 방안을 밝힌 적이 없다. 다만 직접 재계, 금융권 고위층과 접촉하면서 안정적 자금 확보에 집중했다. 앞서 박 회장은 NH투자증권을 재무 주관사로 내정하고 인수전 상황에 따른 자금력 확보에 집중했다. 일각에선 박 회장과 NH투자증권이 과거 전략적 연대로 깊은 인연을 맺어 온 만큼 단순한 인수 자문사 역할을 넘어 박 회장의 자금 동원력에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1조원 이상으로 평가되는 금호산업이 매물로 나오면 통상 금융권에서 인수금융 참여를 위한 움직임을 보이는데, 이번 인수전에서는 그런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이에 NH투자증권을 중심으로 국내에서 끌어 모을 수 있는 자금은 어느 정도 확보했고, 중국과 일본 등 해외 자금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통인 박 회장이 최후의 방안으로 중국 자본을 끌어올 수도 있다는 분석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김 회장의 경우 시장의 관심을 의식한 듯 공식석상에서 금호산업 인수전과 관련 “끝까지 가겠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김 회장의 금호산업을 얻기 위한 시나리오는 단 하나, 높은 가격을 제시하고 박 회장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포기했을 경우다. 문제는 김 회장이 1조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해 금호산업 인수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그룹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다. 과거 그룹들이 인수합병(M&A)에 성공한 이후 ‘승자의 독배’ 사례가 많은 만큼 김 회장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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