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전 회장 잠적 ... 경남기업은 어떤 회사?

입력 2015-04-09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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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 경남기업 전 회장이 지난 8일 기자회견에서 억울함을 호소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9일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있던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유서를 남기고 잠적한 것으로 알려지며 경남기업을 비롯한 사회 각계가 충격에 빠졌다. 이와 함께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남기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경남기업은 최근 건설경기의 불황과 검찰 조사 등이 겹치며 위기를 맞고 있지만 국내 건설사에 한 획을 그은 중견 건설사다.

경남기업은 1951년 정성원 회장이 종합건설업을 목적으로 대구에서 설립한 경남토건에 뿌리를 두고 있다. 1954년 경남기업으로 이름을 바꾸고 본사를 서울로 이전했다. 1965년에는 태국 중앙방송국 타워 수주를 따내며 국내 건설업체 최초로 해외 진출에 성공했다.

1973년 2월에는 국내 건설사 중 처음으로 증권시장에 상장했다. 1977년 중동, 1978년 스리랑카, 1979년 카메룬에 진출한 데 이어 1978년 5월 주택건설사업을, 1980년 6월 해외건설업 면허를 취득했다. 1982년 6월 건설수출 10억불탑을 받았다.

이어 경남기업은 1987년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지분 26.81%를 인수하면서 대우 계열사로 편입됐다가 2000년 계열사에서 분리해 독자경영을 시작했다. 이후 2003년 성완종 회장이 이끄는 대아건설이 지분 51%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듬해 9월 대아건설을 흡수합병하며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당시 지방 건설업체인 대아건설은 전국적 기반을 갖춘 도급순위 28위인 경남기업을 인수하면서 업계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경남기업은 5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몇 안되는 국내 건설업체 중 한 곳이다. 건설산업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1962년 당시 도급한도액 상위 30위권 건설사 중에 올해까지 순위를 유지한 건설사는 현대건설, 대림산업, 경남기업 등 3곳 뿐이다.

경남기업은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 개선작업)으로 은행 관리를 받고 있지만 2014년 토건시공능력 평가액 1조3665억원으로 26위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불황과 함께 경남기업은 지난 2009년 5월 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 절차에 들어간 이후 기업의 체질 개선과 자구이행 목표 달성을 통해 당초 2012년 6월로 계획돼 있던 워크아웃을 1년 이상 앞당겨 2년 만에 조기 졸업했다.

워크아웃 상태에서도 한국기업으로는 단일 베트남 투자사업 가운데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베트남하노이랜드마크 72’ 사업을 성공적으로 준공하며 저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지속적인 건설업황 악화로 인해 2013년 10월 채권금융기관협의회의 관리 절차 개시가 결정됐고 2014년 2월 채권금융기관협의회와 경영정상화 계획 이행약정을 체결했다.

지난 달 경남기업은 지난달에 발표한 지난해 실적에서 전액자본잠식이 됐음을 알리며 수렁에 빠져들었다. 이후 검찰이 MB정권의 이른바 자원외교 비리 혐의로 전격적인 수사에 들어갔고 거래소는 자본잠식을 이유로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이어 성완종 회장의 비리금 의혹까지 연일 제기되는 가운데 성 회장이 경영권을 내놓겠다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이후 법원이 법정관리 개시를 결정했지만 의혹이 계속되자 지난 8일 성 회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억울함을 호소한 바 있다. 하지만 하루만에 성 회장이 유서를 남기고 잠적하며 경남기업의 분위기는 침울한 상태다. 현재 경찰은 수사력을 동원해 성 회장의 행방 찾기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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