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실질금리 제로 수준…경기 충분히 뒷받침”

입력 2015-04-09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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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9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달을 포함해 3차례 걸쳐 금리를 인하한 효과를 지켜볼필요가 있다”며 금통위의 기준금리 동결 배경을 설명했다.

이 총재는 또 “경제가 2분기에는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실질금리도 제로 수준인 미국과 비슷해 실물경기를 충분히 뒷받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2년 연속 발생한 세수부족이 성장률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고 올해도 세수부족이 예상된다며 정부의 추경예산 편성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촉구했다.

아래는 일문일답.

△경제 지표들이 혼란스러운데 경기에 대한 한국은행의 시각은. 가계부채 문제가 있는데 금리 결정할 때 아직도 거시경제 위주로 판단하는지.

-기획재정부나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경제 현황을 보는 시각에 큰 차이가 없다. 미흡하지만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 저유가에 따른 소득 여건 개선을 고려하면완만하더라도 회복세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판단한다. 2분기에는 회복세를 나타내지 않을까 생각한다. 통화정책은 기본적으로 거시경제 정책이다. 성장, 물가를 우선으로 볼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금융안정을 도외시하지는 않는다.

△성장률 전망치에 재정 상황은 어느 정도 반영됐는지.

-2013~2014년 2년 연속 큰 폭의 세수 부족이 성장률을 낮춘 요인으로 작용했다. 올해도 세수 부족이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다. 작년만큼은 아니더라도 올해도 세수부족이 예상돼 이를 경제전망에 반영했다.

△추경을 통해서라도 예정된 지출은 집행하도록 해야하는 것 아닌가.

-4분기 성장률이 0.3%에 그친 것도 결정적으로 세수 부족에 기인했다. 세수부족이 생기면 당해연도 성장률뿐만 아니라 그 다음해 성장률에도 크게 영향을 준다. 추경 집행 요건이 상당히 엄격하고 재정건전성도 무시할 수 없겠지만 성장세 회복과 성장잠재력 제고를 위해 재정이 어느 정도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소비가 살아났다고 보는 이유는.

-소비와 투자는 2월 지표로 보면 증가하는 긍정적인 신호가 나왔다. 추세화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저유가와 완화 정책이 소비에 영향을 주지 않나 조심스럽게기대하고 있다.

△한은의 전망치는 기재부의 전망치 3.8%와 격차가 크다. 3%대 성장률을 위해 정부가 노력해야 할 점은.

-정부의 전망치 3.8%는 지난해 12월에 나온 것이다. 전망 시점이 다르다. 이런 점 때문에 비교하는 것은 맞지 않다. 최근 경제가 미흡한 것은 세계경기 부진 같은 순환적 요인도 있지만 구조적 요인도 크다. 구조개혁이 대응되지 않으면 지속적인 회복세를 기대하기 어렵다. 정부는 물론 각 경제주체, 정치권도 구조개혁에 적극적으로 힘을 보태야 한다.

△실질금리 수준은 낮지 않은데 충분히 완화적이라고 볼 수 있는지.

-실질금리를 산출할 때는 어떤 물가상승률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기대 인플레이션율을 사용하면 실질금리가 상당 폭 낮아졌다. 민간의 소비와 투자에 영향을 주는 예금과 대출 금리를 사용해도 실질금리가 높지 않다. 제로 금리수준인 미국과 같다. 실질금리가 실물 경기를 충분히 뒷받침하는 수준이라고 본다.

△경기 하방 위험이 여전히 있는가.

-상하방 리스크 모두 있다는 관점에서 전망치 내놨다.

△저유가가 기대만큼 소비회복세로 이어지지 않는 원인은.

-저유가는 소비에 분명히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소비 부진에 다른 요인도 있다. 경기 불확실성, 노후대비, 가계부채 상환 부담 등이 있다.

△3월 금리 인하 영향이 이번 동결에 어느 정도 반영됐는지. 가계 부채에 대한 고려는 얼마나 했는지.

-이번뿐만 아니라 지난해 하반기에 두 차례 금리 인하 효과도 고려했다. 금리인하 효과가 아무리 빨라도 6개월, 1년 후 나타난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와 최근의 인하가 하반기에 영향을 줄 것이다. 가계부채는 늘 고려하는 요소다. 3월에 금리내린 것은 가계부채 증가세가 빠르지만 성장 하방 리스크에 더 우선으로 대응해야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앞으로 금리 결정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움직임과 거시 여건 중 어느 쪽에 중점을 둘 것인지.

-연준의 금리 인상, 거시여건 둘 모두가 고려사항이다. 연준의 금리 방향이 고려 요인이지만 연준과 같이 가는 것은 아니다. 거시경제, 금융안정 득실 모두 따져보고 결정할 것이다.

△지난해에도 내수회복했다고 한 다음 달 금리를 인하했는데 이번에도 내수가 개선됐다는 표현이 추가 인하에 대한 신호가 될 수 있는지.

-당시 개선 표현을 쓰고 다음 달 인하했는지는 기억이 안 난다. 그런 식의 시그널은 안 보냈다.

△금리 인하 효과가 실물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데 걸리는 시간은.

-지난번 금리 인하 효과가 이제는 소비와 투자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본다. 8개월이 지난 시점이다. 금리 인하의 실물 경제 효과를 6개월∼1년이라고 보면 완화 정책이 실물에 미치는 시기가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수출 상황에 대한 진단은.

-수출이 어려운 것은 맞다. 최근 환율이 수출에서 불리한 영향을 주고 있다. 그러나 금년 수출을 그렇게 비관적으로 보는 것은 아니다.

△실물 금리가 미국의 제로 금리 수준이라고 했는데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과 미국의 금리 인상 예상 시기는.

-거시경제 흐름, 하방 리스크 변화, 추이를 보고 통화정책을 운영하겠다. 미국의 금리 인상 예상 시기는 연준 내에서도 엇갈린다. 미국도 계속 발표되는 경제 지표를 보고 판단해 나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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