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 신중년 시대] 음악·드라마·예능 주연 꿰차…50대~70대 왕성한 문화상품 소비

입력 2015-04-10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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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에서나 길거리에서 요즘 많이 흘러나오는 노래 중 하나가 ‘야~ 야~ 야~/ 내 나이가 어때서/ 사랑에 나이가 있나요/ 마음은 하나요/ 느낌도 하나요…’로 시작되는 오승근(63)의 ‘내 나이가 어때서’다. 이 노래는 한국갤럽이 2014년 10월 2일부터 29일까지 전국 13세 이상 남녀 17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국인 애창곡’ 1위로 선정된 곡이다.

안성기(63)는 임권택 감독의 102번째 영화 ‘화장’에서 암으로 죽어가는 아내와 젊은 부하 여직원 사이에서 갈등하며 삶과 죽음, 사랑과 욕망의 감정을 드러내는 회사 중역으로 나선다. 강제규 감독의 영화 ‘장수상회’에선 박근형(74)과 윤여정(67)이 신중년의 설레는 사랑을 그린다. 20~30%대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MBC ‘전설의 마녀’를 비롯한 수많은 드라마가 젊은이들의 사랑 대신 신중년의 멜로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근희(54), 홍진희(53) 등 싱글 신중년의 짝찾기 과정을 담은 예능 프로그램 ‘불타는 청춘’이 시청자의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정년퇴직 후 시작하는 인생 이모작이 일상화한 100세 시대를 맞이한 가운데 요즘 변화된 대중문화의 단면들이다. 인생 2막을 새롭게 열며 활동적으로 살아가는 50대 중반에서 70대 중반까지의 신중년이 대중문화의 중심에 진입하고 있다.

신중년이 주도하는 대중문화는 다양한 측면에서 드러난다. 우선 드라마, 영화, 음악 등 콘텐츠 면에서 잘 표출되고 있다. 최근 들어 ‘꽃보다 할배’, ‘불타는 청춘’, ‘아빠를 부탁해’ 등 신중년의 사각지대라고 여겨지던 예능 프로그램에서 신중년을 전면에 내세운 프로그램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또한 KBS ‘당신만을 사랑해’에서부터 최근 끝난 ‘전설의 마녀’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드라마에서 신중년의 사랑을 다룬 작품들이 홍수를 이룬다. 여기에 요즘 관객과 만나고 있는 ‘장수상회’, ‘화장’처럼 적지 않은 영화에서 신중년의 사랑과 삶을 다루고 있다. 50~60대가 좋아하는 ‘쎄시봉’으로 대변되는 가수 조영남(70), 송창식(68), 윤형주(67) 등의 공연과 노래를 비롯해 50~70대가 젊은 시절 좋아했던 노래가 다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오승근의 ‘내 나이가 어때서’, 최백호(64)의 ‘길위에서’등 신중년 가수들의 신곡 역시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김창완밴드의 리더 김창완(61)은 여전히 젊은 감각의 신곡을 왕성하게 발표하고 공연도 활기차게 펼치고 있다. 또한 KBS ‘콘서트 7080’은 지난 3월 21일 500회 방송분을 내보내는 등 여전한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이처럼 신중년을 위한 콘텐츠가 홍수를 이루고 있다.

또한 이미숙(54), 고두심(63), 김해숙(59)에서부터 조용필(64), 김창완·배철수(61) 등 신중년 연예인들 역시 신중년 콘텐츠의 증가와 함께 두드러진 활동을 펼치고 있다. 최근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 영화를 오가며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박근형은 “그동안 신중년을 위한 콘텐츠가 없어 60대에 접어들면 식사장면에만 등장하는 밥상용 배우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았다. ‘장수상회’를 열심히 찍었는데 이제는 신중년 배우가 당당히 주연으로 나서는 경우가 점차 많아지고 있어 문화의 다양성 측면에서도 좋다”고 말했다.

신중년을 겨냥한 대중문화 콘텐츠가 많아진 것은 그만큼 신중년층의 문화상품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뮤지컬과 연극, 콘서트(디너쇼 포함)에서 50~70대 관객은 이제 흥행을 좌우하는 핵심 소비층으로 떠올랐다. 드라마를 비롯한 시청률의 높낮이를 결정하는 것도 신중년이다.

전문가들은 “100세 수명시대를 맞아 인생 2막을 시작하는 사람 중에서 젊었을 때에는 일하느라 문화상품 소비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경우가 많은데 은퇴 후에는 문화상품을 소비하며 삶을 풍성하게 살고 있다. 경제력을 갖춘 신중년들이 공연장이나 극장을 많이 찾아 이들을 위한 콘텐츠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신중년을 위한 콘텐츠 증가는 대중문화의 진화와 다양성에 큰 일조를 하고 있다. 그동안 예능 프로그램에서부터 대중음악에 이르기까지 10~20대 위주의 획일적인 콘텐츠가 홍수를 이뤘는데 최근 들어서는 신중년을 위한 다양한 대중문화 콘텐츠가 제작되면서 대중문화의 스펙트럼이 매우 넓어졌다. 뿐만 아니라 문화상품의 소비층도 확대돼 대중문화가 보다 더 튼실하게 발전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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