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정권, 사정정국에 ‘부메랑’… 박근혜정부도 ‘성완종 리스트’로 궁지

입력 2015-04-10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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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정부의 해외자원외교사업 비리를 정조준했던 박근혜정부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자살로 오히려 궁지에 몰린 형국이다.

성 전 회장이 김기춘, 허태열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현 정권의 실세들에 거액을 건넸다는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MB정부를 향해 뽑았던 사정의 칼이 부메랑으로 돌아왔다는 것이다.

박근혜정부처럼 역대 정권들도 레임덕 방지 등을 위해 전 정권을 겨냥한 ‘사정정국’에서 외려 역효과를 본 사례가 있었다.

가깝게는 ‘광우병 파동’에 따른 촛불시위로 지지율이 추락했던 이명박 전 대통령이 ‘박연차 게이트’를 통해 노무현 전 대통령과 측근들을 무리하게 수사를 벌이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불렀다.

앞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대북송금 특검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측근인 박지원 의원을 구속시켰다. 그러나 이는 동교동계의 강한 반발을 샀고 4.29재보궐선거를 앞둔 지금까지도 친노와 동교동계 사이에 해묵은 갈등으로 남았다. 또한 당시 현대건설 정몽헌 전 회장은 성완종 전 회장처럼 검찰 수사 도중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김영삼정권에선 ‘역사바로세우기’ 작업으로 벌여 노태우, 전두환 전 대통령을 구속시켰고, 노태우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이른바 ‘5공 청산’에 나서 전두환 전 대통령을 백담사로 유배 보냈다.

이와 관련, MB계인 새누리당 정병국 의원은 지난달 말 여러 언론 인터뷰에서 박근혜정부의 전방위적인 해외자원개발사업 비리 수사를 “기획 수사”로 규정하면서 “과거에 잘못됐던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좀 아니다”라며 “과거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역효과가 나더라”고 했다. 그는 “역대 정권 되돌아보면 이런 식으로 정권의 실책 등을 반전시켜 보려고 사정의 칼날을 겨눠서, 결과론적으로 문제가 있던 사람들은 ‘나는 이 정부로부터 보복을 당했다’는 식으로 면죄부를 주게 되고 그것이 끝난 뒤에도 마무리가 되는 게 아니라 부메랑이 돼서 되돌아왔다”고 박근혜정부를 향해 무리한 사정정국의 역풍을 경고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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