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차기 경영권 놓고 집안싸움 ‘시끌’

입력 2015-04-13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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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빈터콘 CEO vs. 페르디난트 피에히 이사회 의장, 경영권 놓고 정면 충돌

세계적인 자동차 업체인 독일의 폭스바겐에서 차기 경영권을 두고 집안 싸움이 일어났다.

마틴 빈터콘 최고경영자(CEO)와 페르디난트 피에히 이사회 의장이 차기 CEO 선정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고 미 경제방송 CNBC 등 외신이 12일(현지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피에히 의장은 최근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과의 인터뷰를 통해 “(빈터콘과) 거리를 두고 있다”고 이례적으로 발언해 내부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시장에서는 피에히 의장의 이번 발언이 빈터콘 CEO의 행보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빈터콘은 오는 2016년 12월 CEO 계약 기간이 만료된다. 이에 폭스바겐 내부에서는 빈터콘의 재선임 여부와 후임 영입 등을 놓고 고민 중이다. 만약 빈터콘이 재계약에 성공할 경우 피에히 의장이 자리를 떠나는 2017년부터 이사회 의장직을 맡을 수도 있다.

그러나 새로운 CEO를 원하는 피에히 의장의 바람과는 달리 내부에서는 빈터콘의 연임에 무게를 싣고 있다. 기업 실적과 조직 안정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빈터콘의 경영 능력을 신뢰하고 있는 분위기다.

빈터콘은 지난 8년 동안 폭스바겐의 CEO로 재직하면서 노사합의를 완만하게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폭스바겐은 당초 근로자들의 높은 임금 문제 안고 있었지만, 지금은 글로벌 업체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노사관계를 이끌어 낸 곳으로 꼽히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이와 관련해 독일 일요 신문인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존탁스자이퉁은 “빈터콘이 자신 스스로 폭스바겐에서 나오지 않을 것이며 폭스바겐의 CEO로서 성공적인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빈터콘은 폭스바겐 CEO를 맡으면서 그 동안 자동차의 브랜드를 기존 8개에서 12개로 늘렸으며, 생산공장 규모는 기존의 2배가 넘는 100여개 운영을 계획하고 있다. 재직기간 동안 폭스바겐의 판매대수도 64% 증가시켰으며, 작년에는 1010만대를 판매했다.

이에 현재까지는 빈터콘을 지지하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폭스바겐의 주식을 다섯 번째로 많이 보유하고 있는 독일의 니더작센주와 회사의 감독위원회에 속한 근로자 대표 20명의 절반 이상은 최근 빈터콘에 대해 지지 의사를 밝혔다.

전문가들 역시 빈터콘을 이을 마땅한 후계자가 없는 점을 주목하며, 빈터콘이 폭스바겐과 계약을 연장할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여기에 폭스바겐은 자동차 기술에 디지털 혁명이 일어난 만큼, 시장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인물을 필요로 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에버코어 ISI의 아른트 엘링호르스트 자동차 부문 최고 책임자는 “니더작센주, 노조, 포르쉐 가문, 피에히 가문에서 인정하고,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자동차그룹을 경영할 자질이 있는 인물을 찾기가 매우 어려울 것”이라며 빈터콘 CEO가 퇴임 시기를 연기할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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