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올리는 우리은행… 군침 흘리는 중·일 자본

입력 2015-04-13 10:44 수정 2015-04-13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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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대기업 여신 1조 늘려 민영화 재추진 앞두고 자산 증대 집중

우리은행이 올해 1분기에만 5조원이 넘는 자산을 확보하는 등 덩치 키우기에 나섰다. 민영화 재추진을 앞두고 몸값을 올리기 위한 것이다. 최근 임종룡 금융위원장의 우리은행 매각과 관련한 “신속한 매각을 위해 가치를 높여야 한다”는 입장과 맞물리며 매각 시기와 인수 후보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는 마땅한 인수 후보자가 없는 상황에서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운 중국ㆍ일본계 금융회사들이 인수 참여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들 외국계 자본이 경영권 인수에 성공해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받을 경우 명확한 결격사유가 없는 한 국내 자본과 외국 자본의 역차별 논란을 우려하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올 1분기 원화대출금이 지난해 말 대비 5조3000억원(3.17%) 급증했다. 특히 여타 시중은행이 대외 여건 불확실성에 대기업 여신을 줄이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은행은 이 기간 1조원이 넘는 여신을 기록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달 초에는 자영업자(소호대출) 확대를 위해 중소기업전략부에 소호추진팀을 신설하는 등 자산 증대에 집중하고 있다. 우리은행이 전통인 기업금융 강자로 평가받고 있지만 유난히 도드라진다는 평가다.

이광구 행장이 취임 직후 밝힌 민영화를 위한 기업가치 제고 전략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뒤따른다. 이 행장은 우리은행의 민영화 달성을 위해 매년 자산을 15조원씩 늘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금융당국 안팎에서 이르면 내달 중순께 우리은행 매각방식과 입찰공고 등이 제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박상용 공적자금관리위원장의 임기가 오는 10월로 예정돼 있는 만큼 5월을 기점으로 우리은행 재매각 추진이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우리은행 매각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중국·일본계 금융자본에 시선이 쏠린다. 국내에는 마땅한 경영권 인수 후보자가 없는 상황에서 가장 유력한 매각 대안으로 중국 안방보험과 일본 SBI홀딩스 등 해외 금융사의 움직임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자본력에서 앞서는 이들 외국계 금융회사는 수익성 둔화로 역동성을 상실한 국내 금융회사들을 제치고 알짜 금융회사를 싹쓸이하고 있다.

문제는 외국계 자본에 대한 거부감이다. 그러나 이달 말로 예정된 금융당국의 안방보험에 대한 동양생명 대주주 변경 승인을 놓고 여론을 타진할 수 있을 전망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안방보험의 동양생명 인수는 중국 자본에 국내 금융사의 경영권을 넘기는 최초의 사례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며 “향후 중국 자본의 국내 금융사 인수합병(M&A) 사례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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