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무분별한 구조조정, 오히려 수익성 악영향"

입력 2015-04-13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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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의 무분별한 구조조정이 고객이탈과 금융사고 가능성을 높여 오히려 수익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단순한 비용절감보다는 전략적 '리빌딩'(Re Building. 재건축)의 관점에서 추진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박래수 숙명여자대 경영학부 교수는 13일 하나금융지주의 '하나금융포커스'를 통해 '국내 은행산업의 수익성 제고'를 주제로 은행들의 구조조정, 해외진출, 비이자부문 업무확대의 문제점과 해결방안에 대해 기술했다.

박 교수는 "국내 7대 시중은행의 지난 2013년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34%로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0.38%보다 더 낮다"며 "저금리·저성장 기조가 이어지면서 예대마진이 계속 감소하고 있고 경기회복 부진으로 부실대출 역시 줄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은행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단행하고 있는 무분별한 구조조정이 오히려 수익성이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 교수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판관비 비중이 감소하고 있다"며 "국내 은행의 수익성 악화가 단순한 점포비용이나 과도한 인건비 탓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비이자부문에서 필요한 인적자원의 유출로 애초에 원하던 수익성 개선에 역효과를 낼 가능성도 있다"며 "은행권 구조조정은 당장의 비용감소보다는 전략적 리빌딩과 경쟁력강화의 측면에서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근 블루오션을 찾아 글로벌 무대로 진출하고 있는 은행들의 해외진출에 대해서는 아직 갈길이 멀다고 평가했다.

박 교수는 "충분한 위험관리와 내부통제시스템 등이 수반되지 않은 해외영업확대는 자칫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또 하나의 금융참사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거래형 금융의 역량을 기르고 이를 기반으로 무역성장이 예상되는 국내기업(특히 중소기업)의 해외진출과 동반해 현지에서 금융과 실물이 함께 크는 전략을 추구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비이자부문 강화에 대해서는 예대업무 중 수수료수익으로 전환 가능한 업무를 발굴하고 '백화점식 업무확대'는 지양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박 교수는 "글로벌 상업은행들의 경우 예대마진을 통해 거두던 수익원을 수수료방식으로 전환시켜 은행의 주요한 수익원으로 삼고 있다"며 "해외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거래형 금융(transaction banking)의 도입하는 것도 진지하게 고민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은행의 수익성 '블랙홀'인 트레이딩부문에 대해서는 충분한 투자와 확고한 전략이 없이는 성과를 거두기 힘들다"라며 "개별 은행입장에서 이미 경쟁력있는 일부 업무분야에만 특화하고 무분별한 백화점식 업무확대는 지양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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