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선거 직전 회삿돈 수억원 인출…홍준표ㆍ홍문종에게 흘렀나?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지난 2011~2012년 사이에 계열사로부터 현금 16억6600만원을 인출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 시기는 홍준표 경남지사에게 2011년 6월 당 대표 경선자금으로 1억원, 홍문종 의원에게 2012년 대선자금으로 2억원을 전달했다고 밝힌 시점과 겹친다.
14일 경향신문이 검찰의 경남기업 자금추적 내역을 확보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 기업에서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32억8731만원의 현금이 현장 전도금 명목으로 빠져나갔다. 사업장 운영을 위해 본사에서 사업장에 보내주는 경비인 전도금은 주로 대아건설과 대원건설 2곳에서 나갔다.
이 자금의 전부가 공사현장에 지급되지는 않은 것으로 검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일부는 성완종 전 회장의 비자금으로 활용됐다.
2007~2010년엔 한 번에 200만~300만원씩 한 해 수십 차례에 걸쳐 7500만~4억원가량이 인출됐다. 2011년 들어서는 하루에 찾는 금액 단위가 갑자기 5000만원 이상으로 늘어났다.
특히 2012 총선(4월11일) 직전인 3월26일에는 하나은행 3829********** 계좌를 통해 2000만원, SC제일은행 1542******* 계좌를 통해 3500만원 등 하루 5500만원이 대원건설에서 현금으로 인출되기도 했다.
공교롭게 경남기업에서 인출된 자금이 늘어난 시점은 성완종 전 회장이 정치자금을 건넸다는 시기와 일치한다. 앞서 성완종 전 회장은 지난 9일 숨기지 직전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011년 6월 한나라당 대표 경선에 나선 홍준표 의원에게 측근 Y모씨를 통해 1억원을 건넸다"고 말했다. 또 지난 2012년 홍문종 의원에게 대선자금으로 2억원을 건넸다고 밝힌 바 있다.
부쩍 늘었던 인출액수는 선거 이후엔 줄어들었다. 2013~2014년엔 회당 인출 금액이 수십만~수백만원으로 다시 감소했다. 2011~2012년 사이엔 총 16억6600만원이 인출됐지만. 2013년 3억3700만원, 2014년 1억4700만원으로 줄어들었다.
이와 관련 성완종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회계 실무를 잘 몰라 전문경영인이 처리한 내역이며, 전도금의 조성 경위 및 사용처는 전혀 모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은 전도금을 부풀리는 방식 등으로 자금을 만든 뒤 현금으로 찾아 정치인들에게 건넸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