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리스트’ 파문 확산… 흔들리는 새누리당

입력 2015-04-14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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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이 ‘성완종 리스트’ 사건의 파문이 확산되면서 지도부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가 하면, 계파별로도 서로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친박계와 지도부를 중심으로 진화에 나섰지만 초·재선들 모임인 ‘아침소리’를 비롯한 쇄신파에서는 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8일 유승민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제시된 ‘새로운 보수의 길’로 촉발된 분열의 불씨가 성완종 리스트 사건을 계기로 가열되는 모양새다.

새누리당은 당장 야당이 제기하는 특검 요구에 “검찰 수사가 먼저”라며 선을 긋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무성 대표는 13일 기자들과 만나 “대한민국 검찰의 명예와 명운을 걸고 밝혀야 한다. 국민들께서 판단하실 것 아닌가. 그때 가서 내용에 이해가 안 가면 특검을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특검 도입을 놓고 지도부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유 원내대표는 “검찰 수사로 국민 의혹이 해소되지 않거나 검찰 수사가 국민의 의심을 사는 일이 발생한다면 특검으로 가는 것도 절대 피하지 않겠다”고 밝혀 김 대표와 다른 입장을 견지했다.

당내에서도 비박(비박근혜)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목소리가 분출되고 있다. 가장 신속한 활동에 나선 것은 아침소리이다. 모임의 소속된 6명의 의원은 경향신문이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과의 사망직전 인터뷰를 최초로 공개한 10일 “부정부패 척결에 절대 성역은 있을 수 없다”며 “검찰은 한 치의 의혹도 없이 즉각 수사하고, 관련자들은 검찰 수사에 성실히 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어 13일 오전 회동 이후 브리핑을 통해 “현·전 정권의 정경유착 의혹을 뿌리 뽑기 위해 특검을 실시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여당에서 ‘원조’ 쇄신파로 분류될 수 있는 인사들도 12일 대규모 간담회를 갖고 보수의 새로운 생존전략을 모색하고 나섰다. 이날 모임에는 정병국 정두언 안홍준 김성태 박민식 정문헌 황영철 이이재 의원, 남경필 경기지사, 박형준 국회 사무총장, 오세훈 전 서울시장, 권택기 정태근 진수희 전 의원, 김창호 전 국회 공보수석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정병국 의원은 “극단적인 대립과 갈등으로 치닫는 국면에서 어떤 정치를 해야하는지, 보수 진영이 갈 방향은 무엇인가 고민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정두언 의원도 “미증유의 메가톤급 부패 스캔들로 한국 보수의 봄날이 가고 있다”면서 “한국의 보수는 꼴통보수의 시대를 끝내고, 중도혁신의 신보수 시대를 열어야 할 기로에 서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로 구성된 ‘국가경쟁력강화포럼’은 13일 대규모 회동을 가졌으나 이번 파문 등 현안에는 침묵했다. 친박계 중진 의원들이 참석한 이번 세미나에서는 성완종 리스트 사태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지만, 억측을 미리 차단하려는 듯 철저하게 정책 세미나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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