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금품 의혹'…檢, 신중 속 수사방향 저울질

입력 2015-04-14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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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2013년 재보궐 선거 당시 이완구 국무총리에게 지원금 명목으로 3천만원을 줬다는 언론 인터뷰 내용이 공개된 14일 검찰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 물밑에서 수사 방향을 저울질하는 모습이다.

이달 9일 성 전 회장 사망 당시 발견된 '금품 메모지' 속에는 이 총리의 이름만 있었을 뿐 구체적인 액수는 적시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뒤늦게 성 전 회장의 공여액이 공개되면서 세간의 관심도 급격하게 이 총리 쪽으로 기우는 모양새다.

경향신문이 보도한 내용을 보면 성 전 회장은 2013년 4월 24일 치러진 보궐선거 당시 선거사무소에서 충남 부여·청양지역에 출마한 이 총리에게 3천만원을 줬다고 주장했다.

'성완종 리스트'를 수사하는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은 이 총리 의혹에 대해 공식적인 대응을 최대한 자제하는 모습이다.

문 팀장은 이날 오전 수사 사무실이 차려진 서울고검 청사로 출근하며 이 총리 의혹을 둘러싼 기자들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고 공보 역할을 맡은 구본선 부팀장(대구지검 서부지청장)도 "언급할 사안이 아니다"며 말을 아꼈다.

수사팀은 애초 금품 메모지에 적힌 현 정권 인사 8명 가운데 이 총리는 수수액이 아예 적혀 있지 않아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수사대상에서 큰 비중을 두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에 구체적인 액수는 물론 돈을 주고받았다는 장소까지 공개되면서 검찰이 이 의혹을 바라보는 시각도 다소 바뀌는 기류가 감지된다.

수사팀은 당장 성 전 회장의 의심쩍은 돈의 흐름을 계속 추적하면서 관련 진술 등 의혹을 뒷받침할 수 있는 증거 확보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이 총리의 경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더라도 공소시효가 5년가량 남아 있어 김기춘·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처럼 공소시효 걸림돌은 없는 상태다.

수사의 관건은 목격자나 돈의 전달자가 있는지 여부다. 언론 인터뷰에서는 성 전 회장이 직접 이 총리의 선거사무소를 찾아 돈을 전달한 것으로 돼 있는데 설사 이 주장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성향상 혼자 가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선거사무소는 캠프 관계자들이 수시로 드나드는 장소인 만큼 목격자가 있을 가능성도 있다.

특별수사팀 관계자는 이 총리 의혹에 대해 "전체적으로 자료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을 토대로 수사 계획을 짜고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이 총리는 이날 인터뷰 직후 "성 전 회장으로부터 한 푼도 받은 적이 없다"며 관련 의혹을 강하게 부인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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