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은행이 재무관리시스템을 글로벌화 하기 위해 현재 사용중인 시스템을 전면 SCB 시스템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을 세운 가운데 노조가 재무관리시스템 교체 자체를 반대하고 있어 노사간의 갈등이 예상되고 있다.
17일 금융계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대주주인 스탠다드차타드은행(SCB) 방식의 재무회계시스템을 도입, 교체하는 작업을 추진했으나 노조와의 마찰로 도입 시기를 내년으로 연기했다.
SCB는 전세계 그룹사의 재무관리시스템을 통일화해 재무관리시스템의 글로벌화를 추진하기 위해 교체를 계획하게 됐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그룹차원에서 동일한 시스템으로 가져가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에 SCB 재무관리시스템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SC제일은행 노조에서 이를 반대하고 나서 노사간 갈등이 나타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전환작업을 당초 금년 중에서 내년 상반기로 미뤄졌다.
노조 측에서 SCB 형태의 재무관리시스템 전환을 저지하고 나선 것은 우선 SCB의 교체 시점이다. 연말까지 모든 결산작업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재무관리시스템을 전면 교체 작업을 진행할 경우 업무혼란이 가중될 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비용 발생과 인력 소모를 우려했다. 또한 SCB 시스템을 고집한다면 회계 기준이 모두 바뀜에 따라 따라오는 업무의 어려움도 예상하고 있다. 모든 관련 자료들을 영문화하는 작업부터 시작해야하는데, 이로 인한 시간 및 인력 투입의 문제, 나아가 직원들에 대한 새로운 교육 문제가 시급해지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SCB가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시스템보다 현재 SC제일은행이 사용하고 있는 재무관리시스템이 여러 성능 면에서 뛰어나다는 점도 노조가 반대하고 나선 이유 중의 하나다.
SC제일은행 노조측 관계자는 “글로벌화, 시스템의 통일도 중요하지만, 현재 사용하고 있는 Finanace Tool을 사용해도 업무를 하는 데 이상이 없을 정도 현재 제일은행의 시스템은 잘 구축돼 있는데 굳이 바꿀 필요는 없다고 본다”며 “시기적으로도 결산을 앞두고 교체하겠다고 나선 것 자체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일단 SCB측에서 재무관리시스템 교체작업과 관련된 논의를 뒤로 미룬 상태이기 때문에 표면적으로는 노사 갈등은 현재 중단된 상태다.
SCB측에서 노조측의 반대로 인해 교체 타이밍을 놓쳐 지난 11월 말 교체 작업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노조의 반발과 함께 연말이 다가오면서 결산 문제 등으로 일단 교체 여부와 관련된 논의를 내년에 다시 추진키로 하고 교체작업을 유보한 상태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지난 11월까지만 해도 이 문제로 인해 의견 마찰이 있었다"면서 "지금은 모든 계획이 내년으로 미뤄진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나 SCB측에서는 12월 결산이 끝난 후 시스템 교체를 재차 추진할 예정이기 때문에 다시금 노사 갈등의 여지가 남아있는 상태다.
현재 SC제일은행은 PSF(피플소프트 Finance)라는 Finance Tool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교체에 대한 확실한 의견 협상을 보인 것이 아니라 단지 유보된 상황인 터라 내년도에 재차 노조와의 마찰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측에서 Tool 교체를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재차 노사간 협의가 이뤄진다고 해도 이를 쉽게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SCB측에서는 노조와 직원들의 불만에도 불구하고 내년 초 재무관리시스템의 완전 교체 방안을 강력하게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SC제일은행 관계자는 "현재까지 계획된 것은 아직 아무것도 없으며, 다만 내년도 경에 다시 작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